[미디어펜=석명 기자] 해는 바뀌었고, 포스팅 마감 시한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김혜성(26·키움 히어로즈)에겐 시간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메이저리그행 문은 열려 있는 상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혜성은 키움 구단의 허락 하에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에 의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다. 지난달 5일(이하 한국시간) MLB 사무국이 김혜성의 포스팅을 공시했고, 김혜성에게는 한 달 간의 협상 및 계약 시간이 주어졌다. 기한 안에 계약을 하지 못하면 올해 11월까지는 다시 포스팅을 신청하지 못하고 김혜성은 키움에서 뛰어야 한다.
김혜성의 포스팅 마감은 4일 오전 7시까지다. 이제 채 이틀도 남지 않았지만 아직 계약 소식은 없다.
김혜성은 지난해 11월 29일 미국으로 건너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12월 23일 '빈 손'으로 돌아왔다. 아직 마감 시한이 남은 상황에서 조기 귀국한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김혜성은 병역을 마치기 위한 봉사 활동 시간을 채우지 못해 해외에 장기 체류를 할 수 없어 일단 귀국한 것이었다. MLB 팀과 계약 합의가 이뤄지면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다.
김혜성이 포스팅 신청을 한 후 미국 매체들은 입단 가능성이 있는 몇몇 팀들을 거론하기도 하고 계약 규모를 예상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그런 보도도 뜸해졌다. 게다가 김혜성이 귀국한 상태에서 마감도 임박해짐으로써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단, 김혜성은 무응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유력한 행선지로 꼽혔던 시애틀 매리너스를 비롯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에인절스, 신시내티 레즈 등이 김혜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김혜성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지역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협상은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약 얘기가 없는 것은 MLB 팀들이 내건 조건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일 수 있다. 김혜성 측으로서는 이왕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는 이상 장기 계약에 보다 많은 연봉을 받기를 원할 것이다.
김혜성이 몸값을 낮추더라도 메이저리그에 반드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키움 구단이 기대했던 이적료보다 낮은 금액을 받는 것을 감수한다면 계약은 마감 시한에 임박해 극적으로 성사될 수도 있다.
앞서 포스팅을 통해 계약을 한 김하성의 경우 지난 2020시즌이 끝난 뒤 4+1년 총액 최대 39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것이 포스팅 마감 4일 전이었다. 지난해 고우석(현 마이애미 말린스)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것은 포스팅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김혜성에게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