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안착 기술 재활용’ 등 제시
기존보다 소요 예산 절반 가량 절감
중국, 2031년 화성 암석 운송 예정
차기 정부와 협의 안 해 추가 변경 변수
미국이 이르면 2035년 화성에서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가져온다. 2040년까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던 해당 일정을 기술적인 검토 끝에 최대한 당긴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화성 암석을 미국보다 이른 2031년 지구로 운송할 방침인데다 이번 NASA 발표는 차기 미국 행정부와 협의되지 않은 것이어서 계획이 향후 추가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7일(현지시간) “이르면 2035년 화성 암석을 지구로 운송할 계획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을 내년 하반기까지 검토해 최종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NASA는 2021년부터 화성에서 활동 중인 무인 탐사차량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암석을 지구로 운송해 생명체 흔적을 찾으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암석을 지구로 옮길 착륙선을 새로 개발해 화성에 내려놓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그런데 지구 외 행성에서 특정 물체를 지구로 운송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생기면서 2031년이던 화성 암석의 지구 도착 시점이 2033년, 다시 2040년으로 연기됐다. 이날 NASA가 발표한 2035년은 애초 계획보다는 늦지만 2040년보다는 개선된 시점이다.
NASA가 화성 암석을 최대한 이른 시점에 운송하기 위해 내놓은 첫 방안은 착륙선을 새로 개발하는 대신 2021년 퍼서비어런스를 화성에 안착시킨 ‘스카이 크레인’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스카이 크레인은 화성 대기권 진입 뒤 로켓을 켜 하강 속도를 늦춘 뒤 동체에 실었던 퍼서비어런스를 긴 줄에 매달아 화성 표면에 살포시 내려놓은 공중 운영 장비다. 약 7m인 스카이 크레인 동체 폭을 20% 정도 키워 쓰겠다는 것이 NASA 구상이다.
두 번째 방안은 민간 기업에 화성 착륙선 개발을 맡기는 것이다. 최근 스페이스X 등에서는 기존에 없던 다양한 우주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만 이날 NASA는 민간에서 고안 중인 기술 방향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NASA는 스카이 크레인을 재활용하면 66억~77억달러(약 9조5000억~11조1000억원), 민간 기술을 이용하면 58억~71억달러(약 8조4000억~10조3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110억달러(15조9000억원)였던 기존 전망치보다 많게는 비용을 절반 가량 줄여 화성 암석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도 미국 입장에서는 문제가 남는다. 우주개발 경쟁국인 중국이 미국보다 4년 이른 2031년에 화성 암석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기 때문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중국은 미국처럼 넓은 장소에서 다양한 암석을 채취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이 채취한 화성 암석이 지구로 운송되는 시기는 중국보다 늦더라도 과학적인 탐구 가치는 앞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 변수다. 재러드 아이작먼 차기 NASA 국장과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어서 미국의 화성 탐사 일정과 방향이 또다시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