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멜론은행의 ‘코드까지 자율수정’하는 AI직원이 100여명”

2025-12-04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인 뱅크오브뉴욕멜론(BNY)에는 인공지능(AI) 직원 1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고유한 로그인 아이디(ID)를 부여받은 ‘디지털 직원들(Digital Employees)’. 보안 취약점 점검 및 코드 수정 등을 수행하며 업무 용량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공룡인 월마트는 AI 에이전트(Agentic AI)를 통해, 패션 의류의 기획부터 매장 출시까지의 기간을 18주나 단축했다. AI 도입으로 미국 테크기업인 세일즈포스는 5배나 성장했다.

“AI는 돈만 먹는 하마 아니냐”는 회의론이 미국 월스트리트와 산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발 빠르게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기업들이 놀라운 성과를 내놓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이들 기업에서 AI는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스스로 코딩을 수정하고 신제품 기획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디지털 직원’으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 AI 에이전트는 이제 기술적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기업 현장에서 수익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제 더 많은 AI 에이전트들이 파일럿 단계를 벗어나면서, 초기 채택자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최근 열린 가트너 정보기술(IT) 심포지엄에서 ‘에이전트형 AI: 진짜인가?(Agentic AI: Is it Real?)’라는 직설적인 주제의 토론이 열렸다.

대담에 참석한 BNY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이자 글로벌 엔지니어링 총괄인 리앤 러셀의 말이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은행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와 관련된 117개의 설루션(에이전트형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업무 처리 용량(capacity) 증대 측면에서 우리의 수익(bottom line)에 영향을 미치는 정말 확실한 성과를 보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회사가 약 100명의 ‘디지털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러셀의 말일 것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로그인 자격 증명을 가지고 있다. 이메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Teams)를 통해 소통하고, 인간 관리자에게 보고한다. 이는 에이전트 ‘인력’을 관리, 감사 및 확장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

이들 직원 중 한 ‘디지털 엔지니어’는 △코드 베이스를 스캔해 취약점을 찾고, △복잡도가 낮은 문제에 대해서는 수정 코드를 작성하고, △이를 구현까지 할 수 있다. 이들 에이전트는 오픈AI, 구글, 앤트로픽의 선도 모델들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BNY의 내부 AI 플랫폼인 ‘일라이저(Eliza)’의 추가 기능을 사용해 보안, 견고성 및 정확성을 높였다.

월마트는 현재 10대들이 무엇을 구매하는지와 같은 트렌드 신호를 파악해 제품 소싱을 돕는 데 AI 에이전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월마트 인터내셔널의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또 다른 패널리스트였던 비노드 비다르코파의 설명.

패션업계에서는 아이디어 구상 및 콘셉트 구축에서부터 매장 및 온라인에 상품이 진열되기까지, 의류 컬렉션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데 약 6개월이 걸린다. 월마트의 ‘트렌드-투-프로덕트’ 에이전트는 월마트 패션의 전통적인 생산 타임라인을 무려 18주나 단축한다고 WSJ은 강조했다. 이 에이전트는 월마트의 ‘노 바운더리스(No Boundaries)’ 오프숄더 미니 드레스 같은 제품의 사양과 패턴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AI는 모든 비즈니스 라인, 특히 이미 상당한 생산성 증가가 눈에 띄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여줄 ‘전력 승수(force multiplier)’라고 비다르코파는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의 의사결정을 대체하는 수단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모든 에이전트가 함께 작동한다면, 이것은 진정한 가치다”라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이러한 작업 중 일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우리가 여전히 에이전트가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생기는 것일 수 있다.

오픈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라 프라이어는 지난 11월 5일 WSJ 테크 라이브(Tech Live) 컨퍼런스에서 “월마트는 현재 커머스 측면에서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촉진, 리스크 처리 방법 등 내부적인 업무에도 우리의 기술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낮은 채택률, 그리고 수익이 없다는 초기 연구 결과들이 에이전트의 평판을 떨어뜨렸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단지 특정 시점의 단편적인 모습이었을 뿐이며,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전체적인 노력이 실패할 운명이라고 섣불리 결론지었을 수 있다.

BNY의 러셀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연구를 언급했다. 이 연구는 대부분의 생성형 AI 파일럿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데 실패했다고 작년 8월 보고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러셀은 “우리에게 그것은 완전히 틀린 이야기”라고 말했다. MIT는 이에 대한 WSJ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에이전트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다른 징후들도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거대 기업인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작년에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플랫폼을 출시한 이후 “5배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이것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순간일 뿐이다. 채택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지출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의 유용성에 관해서라면, 시장의 퍼스트 무버들에 의해 효용성에 대한 중요한 입증은 이루어졌다고 WSJ는 강조했다.

권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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