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일수록 투자자산으로 구매↑
새로운 사업 확장 대상으로 ‘눈길’
국내 금융회사들이 미술품 투자 관련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품을 취미 생활로 여겼던 과거와는 달리, 점차 투자자산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특히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규모가 클수록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금융회사들의 신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회사들은 미술품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미술품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사 별로 보면 하나금융은 아트뱅킹 서비스를 확대하고 업계 최초로 오픈형 수장고 및 미술품 연계 신탁상품을 제공하고 아트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KB금융은 WM서비스, 보험 상품 등을 제공하고 국내 아트페어 Kiaf의 리드 파트너로 참여했다. 신한금융은 MZ세대를 타겟으로 카드사를 중심으로 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아트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미술품은 자본 투자를 필요로 하고 고소득자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야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금융회사는 미술품 시장에 들어서면 재무관리와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인 WM 서비스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금융회사들이 주도적으로 미술품 관련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를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와 마케팅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금융회사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미술품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유통구조도 다변화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3300억원에 그쳤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후 2.5배 늘어 지난 2023년에는 8600억원을 기록했다. 미술시장 구조 또한 변화했다. 유통 및 거래가 화랑 중심으로 이뤄졌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경매와 아트페어의 비중이 확대됐다.
다만 아직까지 미술품 관련 금융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돼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시장은 미술품 감정 평가가 아직은 어렵고 소비자 수요의 부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미술품 관련 담보대출 시장도 부진한 상황이다. 미국의 미술 금융시장은 미술품을 투자자산으로 강하게 인식하고 있고 담보물인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 유지를 인정한다. 이에 글로벌 시장규모는 40조원으로 국내 미술품 담보대출 시장은 250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도 미술 금융시장은 신사업 확장의 대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회사는 미술업계 후원을 통해 예술품이자 투자자산인 작품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고, 금융상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요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어서다. 미술품은 상품 특성상 전문적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향후 금융상품으로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완 하나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는 미술업계 후원을 통해 예술품이자 투자자산인 작품의 공급을 확대할 동시에 수요 확대에도 기여한다”며 “향후 미술품 관련 새로운 사업기회도 찾을 수 있고 신규 손님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