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반세기 격차' 소니·월풀 넘다

2025-03-10

일본 소니를 꺾은 삼성전자(005930)의 TV와 미국 월풀을 따돌린 LG전자(066570)의 가전을 두고 세계 전자 업계는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에 비견하며 신화적으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공장조차 없던 한국은 TV와 가전이 내린 뿌리 위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 부품 사업도 거대한 결실을 맺어 고속 경제성장의 토대를 닦았다.

삼성과 LG가 전자 산업에 뛰어들던 1960년대 전후는 독일 지멘스(1847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1892년), 월풀(1911년) 등 기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미 50~100년 이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한국의 인구와 내수 시장 규모도 전자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제한했다.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1958년 라디오 개발을 마음먹자 보좌 임원조차 “기술 수준이 낮아 힘들다”고 만류할 정도였다.

그러나 삼성과 LG는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기술 개발을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며 빠르게 해외 경쟁사들을 따라잡았다. LG가 흑백 TV에서 앞서면 삼성이 컬러 TV로 대응하며 맞수 간 경쟁도 불꽃을 튀어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의 자양분이 됐다. 삼성은 2006년 세계 TV 시장에서 일본 소니의 아성을 무너뜨린 뒤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2021년 가전 매출로 월풀을 뛰어넘어 세계 1위에 올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류가 살아가는 한 TV·가전 수요는 계속된다”며 “삼성과 LG의 발전이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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