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양대규 기자]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 인건비 증가 등을 해결할 열쇠로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로봇이 중국 액션배우 이소룡처럼 720도 돌려차기를 선보여 화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의 급격한 발전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 수준에서 연평균 47% 고성장을 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6억달러로 전체 로봇시장의 약 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은 전망 기관에 따라 10% 후반~50%대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다"고
보수적인 전망을 하는 기관들은 향후 8~12년 연평균 17%~19%를 예상하면서 2030년 40~52억달러, 2033년 66~92억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좀 더 낙관적인 전망의 기관들은 향후 6~10년 연평균 성장률로 34%~57%로 2029년 133~300억달러, 2032년 237~1120억달러까지 전망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적 발전 속도와 시장 내 수용 속도에 따라 다른 전망이지만 전체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고성장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규어AI의 피규어02, 어질리티의 디짓(Digit), 앱트로닉의 아폴로(Apollo), 생추어리AI의 피닉스(Phoenix) 등이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중국에서도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 샤오펑 등 다수의 스타트업들과 완성차 계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송선재 연구원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능성을 본 벤처 캐피탈과 전략적 투자자들이 관련 업체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가치평가에서 일부 버블이 발생할 수 있지만, 좋은 인력의 유입과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면서 산업 성장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 사이에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속도전도 펼쳐지고 있다.
피규어AI, 생추어리AI, 앱트로닉, 어질리티, 유니트리, 테슬라 등은 공장/물류센터 등에서 필드 테스트를 통해 성능 고도화와데이터 확보를 진행 중이다. 소규모이지만 상용화도 시작했다. 1X테크놀로지, 어질리티,앱트로닉은 생산 시설을 세웠고, 유니트리는 온라인 판매도 진행했다. 피규어AI, 앱트로닉,유니트리, 테슬라 등은 고객 및 자체 공장에 배치할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화에도 가장 앞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제어 기술과 관련 특허, 브랜드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등을 기반으로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동반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5일(현지시각)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All new Atlas)'의 AI 학습과정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연구진들이 어떻게 아틀라스를 학습시키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관계자는 "아틀라스가 부품을 옮기는 것과 같은 단순 반복 작업에 투입되면 작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동시에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올 연말 현대차그룹 생산거점에서 아틀라스의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다양한 현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정의선 회장까지 2021년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취득 이후 현재 증자를 거쳐 87.6%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장은 현대차그룹의 소유한 지분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송선재 연구원은 "가장 큰 수혜는 직접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지분 10.95% 보유)"라며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HMG 글로벌(54.7%)을 통해 간접 보유한 지분가치도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을 통한 생산 경쟁력 제고 및 다양한 추가 사업의 기회가 발생한다"며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21.9%)을 보유하고 있는바 향후 지배구조 개선에도 일조할 수 있어 현대차그룹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이 상승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