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마케팅 됐던 공연권료 징수, 이제는 벗어나려고요.”
최광호 리브뮤직(livmusic) 대표가 K팝 산업화의 한 걸음을 예고했다.
리브뮤직은 주요 음반 기획사와 유통사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가 설립한 사내벤처다. 지난 2023년 6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연권 통합징수단체’로 지정돼, 일반 영업장과 저작권자 사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공연권료 징수 갈등 해결을 위해 나섰다.
공연권료(공연사용료)는 저작물을 일반에 공개할 권리를 뜻하는 말로, 카페·헬스장·유흥주점·마트 등의 매장에서 음원을 재생할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음악저작권협회 등에 공연권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2018년 저작권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매장 점주들과 협회가 소송 등 마찰을 빚는 상황이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공연권료 징수는 부정적인 꼬리표만 길게 늘어뜨려 왔다.
그 이미지를 반전시키고, 공연권료 징수를 원만하고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음콘협 최광호 사무총장이 리브뮤직의 선두에 서게 됐다.

최근 서울 서초구 리브뮤직 사옥에서 만난 최 대표는 “공연권료 징수를 시작한 지 벌써 7년이 됐다. 그런데 그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왔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문을 열며, “기존 공연권 징수가 이용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됐던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최 대표는 “음원 사이트는 개인 감상용이라, 그걸 스피커를 통해 틀면 공연권이 발생한다. 그러나 저작권 전문가가 아닌 이상 공연권이니 전송권이니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며 “점주들 입장에서는 유료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왜 또 돈을 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저작권법 위반은 형사 처벌이라 징수가 안 되면 내용증명을 보내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번지다 보니 공포마케팅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연권료 지불이 자연스러운 절차로 자리 잡는 대신, 공연권료 지불을 피해가도록 만드는 역효과를 냈다. 일부 매장은 더 이상 노래를 틀지 않거나,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는 자체적으로 배경음악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정보 전달이 안 되다 보니 이제는 매장에, 거리에 캐럴이 안 나오게 됐다”며 “징수를 무서운 방식으로 진행할 게 아니라, 업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권리자(작사/작곡가, 실연자, 음반제작자 등)와 이용자의 가운데 서서 양측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체력단련장 전용 매장음악서비스 ‘힐뮤직(Heal Music)’이다. 지난 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힐뮤직은 국내 주요 음악권리자 세 단체(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관리하는 저작물로 구성된 매장 음악 서비스다. 따라서 힐뮤직을 이용해 매장에 음악을 틀면, 공연권료가 자동으로 징수돼 앞서와 같은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최대표는 “한 단체를 통해 징수하고 그걸 해당되는 단체에서 나누는, 통합 징수가 중요 콘셉트”라며 “권리자의 입장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입장도 고려할 때 K팝이 더 큰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앞으로 기술 제휴와 사업 제휴로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은 확보하면서, 점점 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