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세계 최강 쩡야니, 11년 만에 우승컵…“절대로 꿈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 보여줬다”

2025-10-27

10여년 전 여자 골프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다가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던 쩡야니(대만)가 11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7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쩡야니는 지난 26일 대만 타이베이 인근의 선라이즈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위스트론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쩡야니가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4년 1월 대만 여자프로골프투어 타이퐁 레이디스 오픈 이후 11년 9개월 만이다. 날짜로는 4306일 만이다.

비바람과 안개 등 악천후가 겹치면서 2라운드로 축소된 이번 대회에서 쩡야니는 14언더파 130타를 쳐 2위 아멜리아 가비(뉴질랜드)를 4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쩡야니는 우승 뒤 “이 트로피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고국에서,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감격스럽다”면서 “절대로 꿈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36살인 쩡야니는 15살이던 2004년 지금은 없어진 US 여자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에서 미셸 위(미국)를 누르고 우승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승승장구했다.

2008년 LPGA 올해의 신인상을 받았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5승을 거두며 2010년·2011년 올해의 선수상을 연속 수상했다. 2011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09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해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데 2012년 3월 기아 클래식에서 LPGA 투어 통산 15승째를 올린 이후 갑자기 경기력을 잃어버렸다. 2014년 말에는 세계 랭킹 83위로 추락했고, 2019년 허리 부상 이후 선수 생활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오른손잡이인 쩡야니는 지난해 말부터 왼손잡이 퍼팅으로 바꾸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올해 봄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른손 퍼트가 정말 안됐다. 솔직히 말해 ‘입스’가 왔었다”면서 “왼손잡이 퍼팅으로 바꾼 뒤 처음 1m 퍼트를 넣으면서 이상하게도 입스 증상이 사라졌고 1.5m 안쪽의 퍼트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퍼팅 라인은 오른쪽에서 읽고 퍼트는 왼손 스트로크로 하면서 거리 감각 조절 등에 어려움을 겪지만 “그래도 다시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성적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선을 통과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US 여자 오픈에 출전했고, 지난 8월 열린 AIG 여자 오픈에서는 2017년 이후 처음 메이저 대회 컷 통과에 성공한 뒤 공동 63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1271위까지 떨어졌던 세계 랭킹도 지금은 793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LET 회원 자격을 얻은 쩡야니는 “팬들과 친구, 가족들의 응원에 감사한다. 덕분에 코스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지난 며칠 동안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