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중소기업에 맞는 R&D도 필요하다

2024-11-28

최근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공공연구부문 업그레이드, 기술사업화 시장 육성 등을 담은 정부 후반기 과학기술분야 5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이 연구비 투자에 비해 기술사업화 성과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사라진 중소벤처기업부 사업들이 떠올랐다. 테크브릿지 상용화기술개발사업은 중소기업이 소재·부품·장비 분야 공공기술을 이전받아 후속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상용화기술개발사업은 대·중견기업 구매를 전제로 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협업한다. 대학·공공연구기관 입장에서는 이들 사업 폐지로 기술사업화 싹이 잘렸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시장 육성책을 꺼냈다.

1000억원 넘는 R&D 사업이 한순간에 사라진 건 결과물의 기술 수준이 높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빈자리는 고위험·고성과, 글로벌 R&D 등이 자리 잡았다. 전략기술강화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무엇이든 속도가 적절해야 하는 법이다. 최근 탑다운 방식 R&D 지정공모 과제를 늘리고 있는데, 중소기업 현장에선 우리 중소기업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부 과제는 모집기한을 연장하기도 했다.

도전적 기술 확보와 기술사업화 기반 마련이라는 두 날개는 함께 펼쳐야 한다.

중소기업 위상을 말할 때 '9988'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중소기업이 전체 사업장 99%와 고용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벤처천억기업 전체 매출은 재계 2위 다음이고,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대기업보다 월등하다는 낭보도 전해졌다.

허나 R&D 위상을 살펴보면 아쉽다. 국가 R&D 예산 중 중기부 소관 비중은 5% 안팎이다. 중소기업 R&D 전문 거버넌스도 아직 부족하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과학기술·R&D 정책 수립에 중소기업 현실이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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