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던지다가 홈런 2방에 고개를 숙였다. 스가노 도모유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스가노는 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스가노는 1회초 보스턴의 선두타자 로만 앤서니를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93.8마일(약 151㎞)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이후 4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냈고, 그 사이 볼티모어는 2회말 콜튼 카우저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3회말 2사 만루에서 카우저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1회 실점 후 순항하던 스가노는 5회초 고비를 넘지 못했다. 코너 웡과 앤서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린 스가노는 1사 후 재런 듀란을 상대로 볼카운트 1B-0S에서 한복판에 몰린 88마일(약 141.6㎞) 스플리터를 던졌다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홈런을 맞았다. 이후 볼티모어 타선은 필사적으로 덤볐으나 보스턴의 불펜진을 넘지 못하고 패배를 안았다.

스가노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2013년 요미우리에서 데뷔한 이래 통산 136승74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고 센트럴리그 MVP 3회(2014·2020·2024), 사와무라상 2회(2017~2018)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스가노는 2020시즌 후 포스팅을 이용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려했다. 하지만 제안들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스가노는 요미우리에 잔류했다. 당시 요미우리는 스가노를 위로하고 계속해서 MLB 도전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1년 8억엔(약 72억원)이라는 거액의 계약을 안기기도 했다.
이후에도 MLB 도전의 꿈을 접지 않은 스가노는 2024시즌 후 다시 MLB의 문을 노크했고, 결국 30대 중반의 많은 나이에 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우려도 많았으나,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비록 이날 패전을 안았지만 MLB 데뷔 시즌인 올해 10승6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볼티모어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