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트럼프’ 구심점으로 부상한 샌더스-AOC

2025-04-17

미국 여러 주를 순회하며 ‘반트럼프’ 집회를 열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뉴욕)이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이 ‘과두제와 싸우자’는 명칭을 내걸고 진행 중인 집회에는 매번 주최측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모이고 있다. 지난 12일 로스앤젤레스 집회에는 약 3만4000명이 모였는데, 이는 샌더스의 40여년 정치인생 동안 가장 많은 군중이었다.

특히 이날 집회가 열린 몬태나주를 비롯해 유타, 아이다호 등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열기가 높은 편이다. 집회 참석자 대부분은 민주당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일론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의 영향력 행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이들이다. 다만 전체 집회 참가 등록자의 정치 성향을 살펴보면 무당파도 21%, 공화당원도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의 핵심 메시지는 샌더스가 두 차례 대선 출마 당시 강조했던 ‘시스템은 망가졌고 부자들은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일론 머스크 등 억만장자가 사익을 위해 연방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휘두르는 현재 상황에 맞춰서 전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두 의원은 올해 들어 기록적인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1분기에 1150만 달러를 모금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1분기에 960만 달러를 모금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배가 넘는 수치다. 하원 진보파의 대표 인사로 샌더스의 후계자로도 거론되는 그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우선 2028년 연방 상원 선거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83세로 고령인 샌더스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2028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설 정치인 물망에도 올라 있다.

이들의 집회에서 결집하고 있는 반트럼프 정서가 실제 내년 중간선거나 2028년 대선 결과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다만 샌더스는 인터뷰에서 “기득권에 반대하는 분노 물결이 실질적인 무언가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단기적 목표는 (지지 기반이) 취약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사회보장제도나 의료보험 예산 삭감에 대해 추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당의 주류 정치에 도전하는 운동을 만들고 싶다면서 “공화당 현직 의원들에 맞설 뿐 아니라 각 지역 의원들이 노동자들을 위해 나서도록 요구하는 풀뿌리 운동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측 선거 전략가인 랜던 월은 “샌더스가 유권자들에 진정성있게 어필하는 능력이 트럼프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화당원들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내에서 티파티(2010년대 공화당 내 강경우파 운동)와 같은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민주당 현직 의원들을 직졉 겨냥하는 것은 값비싸고 분열적인 경선 싸움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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