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 자공이 “군자도 미워함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아래에 처해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사람, 용감하기만 할 뿐 예의가 없는 사람, 과감하기는 한데 융통성이 없는 사람 등을 미워할 수 있다”면서 자공에게 “너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자공이 답했다. “약삭빠른 사람을 미워하며, 불손한 것을 용기로 여김을 미워하고, 들춰내어 고자질을 하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정감이 느끼지는 허심탄회한 대화이다.

진정한 지혜와 독실한 실천은 비슷한 듯 다른 말을 잘 구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공자와 자공의 대화 속에는 비방과 충고, 용기와 불손, 과감과 무모, 약삭빠름과 바른 판단, 고자질과 내부고발 등의 차이를 잘 구별하여 처신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외에도 나태와 여유, 친절과 간섭 등 잘 구분해야 할 상황이 무척 많겠지만 지금 우리의 사회상에 비춰 본다면, 자공이 말한 들춰 고자질하는 것과 내부고발 사이의 차이점을 특별히 잘 구분해야 할 것 같다. 내부고발은 정의의 실천이니 적극 보호하고, 이것저것 들춰내기에 혈안이 된 비열한 고자질은 엄단하여 도태시켜야 할 것이다. 미워해야 할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정의를 실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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