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BMW와 중고차 가격 차이 크게 500만원 이상 나기도
아우디, 소프트웨어 지원에서 고객들 불만 많아
신차 상시 할인, 딜러사 소관으로 본사 차원 관리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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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아우디가 올 해 신차 16종을 공개하는 등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감가 문제가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엔카닷컴이 공개한 중고차 평균 시세에서 독일 3사 중 가장 낮은 가격을 보이는 곳은 아우디로 집계됐다.
같은 중대형 세단 모델이자 각사의 대표 모델인 '벤츠 E클래스', 'BMW 520i', '아우디 A6'를 비교했을 때 중고가는 각각 4,476만 원, 4,312만 원, 4,018만원으로 아우디가 가장 낮았다. 작년 11월과 12월엔 '벤츠 E클래스', 'BMW 520i'는 모두 중고가가 4000만원을 넘었지만 '아우디 A6'는 두달 연속 3000만원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는 무사고, 60,000km 주행 차량 기준이다.
타중고차 사이트를 보아도 아우디의 감가율이 유독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50,000km이하 주행, 무사고 기준으로 검색했을 때 '벤츠 E클래스'는 평균 5,000만 원 초반, 'BMW 520i'는 4,000만원 후반, '아우디 A6'는 4,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이었다. 세 차종 모두 중간 트림의 신차 출고가가 7,000만원대로 비슷하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아우디의 감가율이 유독 높다.
아우디, 브랜딩•소프트웨어 전략 면에서 뒤쳐져
아우디의 감가율이 높은 배경엔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 우선 같은 독일 3사 차량이고 가격대도 비슷하지만 벤츠와 BMW에 비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이 약하다. 벤츠는 고급 세단의 대명사, BMW는 영앤리치를 위한 럭셔리 스포티라는 인식이 있지만 아우디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폭스바겐 계열이기 때문에 공유하는 플래폼이 많은 점, 같은 계열사 안에 포르셰, 람보르기니, 벤틀리와 같은 슈퍼클래스 차들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우디의 입지가 약해보이는 점 등이 요인이다.
또한 아우디의 대표적인 기술인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이 정비 난이도를 올린다는 평도 있다. 버추얼 콕핏은 고해상도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계기판으로, 운전자의 시야에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번인(Burn-in) 현상, 잔상 발생, 반응 속도 저하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버추얼 콕핏 고장 시 교체 비용이 300만 원에서 700만 원 이상에 달해 유지보수 부담이 상당하다.
BMW의 최신 모델들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제어 방식이 많이 탑재되어 있지만 iDrive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OTA(원격 무선 업데이트) 업데이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아우디는 비교적 최근인 2024년에야 OTA를 도입해 소비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며 '아우디는 소프트웨어가 불편하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원격시동 지원이 안되는 점, 순정 네비게이션 성능이 떨어지는 점 등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이 아우디의 고질병으로 꼽힌다.
이 같은 약점은 신차 시장에서도 한계로 작용하지만, 수리 가능성이 더 높은 중고차에서 훨씬 더 소비를 위축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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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출시 쏟아내는 아우디, 와닿는 반응은 "아직"
작년 한 해 아우디는 총 9,304대 팔리며 6만 6,400대, 7만 3,754대 팔린 벤츠, BMW와 점점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신차를 쏟아내며 부진한 내수시장에서의 반등을 꾀하고 있다.
중형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은 현재 사전예약 중이며, 베스트셀러인 A6의 전기차 모델 ‘더 뉴 아우디 A6 e-트론’도 출시된다.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나오는 ‘더 뉴 아우디 A5’, ‘더 뉴 아우디 Q5’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서 확실한 변화를 꾀하기 위해선 '감가가 큰 중고차'라는 꼬리표도 잘 해결해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산 차에 비해 수입차의 중고 감가가 높은 이유는 리스 및 장기렌트 비율이 높아 중고차 시장에 물량이 대량으로 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입차는 국내 차량처럼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자주 나오지 않고, 연식이 오래된 모델들이 꾸준히 팔리다 보니 재고량이 때마다 다르다. 딜러사들은 재고량에 맞춰 신차임에도 높은 할인율을 붙여 공격적으로 판매한다. 신차 할인율이 때에 따라 다르고 할인 폭도 크게는 30%가량 높게 붙기 때문에 중고차 시세가 급락하는 경우가 흔하다.
본지 취재에서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해대 "판매는 사실상 딜러사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아우디코리아가 일괄적으로 세일즈 전략을 짜고, 중고차 가격 방어 등의 대책을 세우기는 어렵다. 그간의 불만사항을 잘 수렴해 아우디 고객들이 중고차 판매에 있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차 출시 반응에 대해서는 "아직 판매를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반응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장 빠른 반응을 느끼기 보다는 신차를 하나 둘 새롭게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우디의 이미지를 다시금 각인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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