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 “北, 미국 본토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 발언 관련
“아직 ICBM 실제 사거리 시험발사 미실시”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국가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방부는 그렇게 보긴 어렵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 단계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4일 국방부가 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북한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은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아직까지 ICBM의 실제 사거리 시험발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을 미국 본토를 타격할 3대 국가로 분류하기에는 아직 ICBM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방부는 꾸준히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이어왔다. 대기권 재진입 능력은 ICBM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술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ICBM 발사 과정을 보면, 우주에서 추진체가 분리된 후 탄두가 목표물로 방향을 바꿔 대기권으로 다시 떨어져야 한다. 이때 탄두는 7000도 이상 고열과 마하20이 넘는 속도를 견뎌야 한다.
정 장관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의 평가와도 엇갈린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서 “핵폭탄을 싣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개발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의 ICBM 비행능력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2023년부터 고체추진 ICBM 화성-18형과 화성-19형을 시험발사했다”며 “북한은 2017년부터 액체·고체 ICBM을 개발 및 시험발사하면서 사거리 측면에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비행능력은 어느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이 ICBM을 최대 10여발 보유한 것으로 국방부는 파악하고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5월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2025년 세계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북한의 ICBM 보유량이 10기에서 50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장관은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의 하나가 돼버렸다”고 발언했다. 3대 국가는 북한 외에 중국, 러시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