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건조지로 콕 집어 지목했다. 그러나 민감한 핵기술과 특수 설비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실제 전력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핵추진 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탑재해 장시간 잠항이 가능하고, 기동성과 작전 범위에서도 디젤 잠수함보다 우위인 전략 자산으로 꼽힌다. 다만 핵연료 확보와 원자로 통합 기술, 특수 제작 설비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돼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당장 건조는 어려워… 인프라 보강 필수”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는 330m급 드라이독 2기와 인력 1700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핵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설비는 전무하다. 핵잠수함은 일반 잠수함과 달리 대부분 지상 조립 방식으로 제작되며, 원자로 탑재를 위한 전용 설비와 방사선 차폐 구조물 등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숙련 인력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특히 원자로 통합이 요구되는 특수선 건조는 고난이도의 용접 및 정밀 조립 기술이 필요한데, 관련 인력은 국내에서도 극소수에 해당한다.

김명현 부산대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현재 필리조선소 설비로는 상선이나 디젤 잠수함 건조까지는 가능하지만, 원자로를 탑재해야 하는 핵잠수함은 수준이 다르다”며 “고급 용접, 방사선 차폐 설계, 미국 내 인증 절차 등 여러 기술적 장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보일러’ 프로젝트로 기술 축적
이런 현실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업계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기술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의 경우 일명 ‘보일러 프로젝트’를 내부에 가동해 핵잠수함 설계 및 운영 시뮬레이션 등 건조 기술을 축적해왔다고 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을 실증 작업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한국 조선 산업에 의미 있는 이정표이지만, 핵잠수함 건조의 핵심인 소형 원자로 기술과 농축우라늄 연료가 확보돼야 진행할 수 있다. 미국의 원자력 기술은 군사·안보 민감성을 이유로 제3국에 쉽게 이전되지 않으며, 연료 공급 역시 외교적 협상이 필요한 사안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 선언과 기술적 실행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의 협력과 국내 기술 자립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수출전에도 긍정적 신호
업계는 이러한 기술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가 한국 조선업의 수출 경쟁력 확대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핵잠수함은 척당 약 2조2000억 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국내 조선업의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은 “핵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더라도 우리가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있고 이런 부분이 향후 디젤 잠수함을 수주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도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조선 업체들은 디젤 잠수함 건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1980년대 후반 독일 HDW사로부터 209급 잠수함 기술을 도입하며 시작됐고, 이후 독일 214급을 기반으로 한 장보고-II급 9척을 자력으로 건조하며 기술 자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2월 ‘K조선 원팀’을 구성해 각각 수상함과 잠수함 수출을 맡기로 협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를 노리고 있다. 양사는 현재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해군 차세대 잠수함 12척 도입 사업의 최종 후보로 선정돼 있으며,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등 다수 국가의 해군 사업에도 입찰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총리를 안내하며 조선소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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