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세계 모든 정치인, 종교계, 학계가 나를 평화의 어머니, 홀리 마더 한으로 알고 있다”며 “나는 특검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보석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는 1일 한 총재의 1차 공판을 열고 양측 모두진술을 들었다. 이날 한 총재의 보석심문도 같이 진행됐다.
한학자 측 “윤영호 야심에서 비롯된 독단적 행위”

한 총재는 이날 직접 발언에 나서 “내 나이 80이 넘도록 천주 하늘 부모님을 지상에 모시는 꿈을 가지고 일해왔다”며 “이 나라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나는 지금 특검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하늘을 조금도 두려워할 수도 없고 사랑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가평에 와 도와주시기를 간구한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가평에 와 보시라”고 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측 변호인은 이날 모두진술에서 “특검 측 공소사실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독단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김건희 여사 및 정치인·정당 접촉 및 지원 등은 피고인 한학자와 무관하다”며 “윤영호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줄이기 위해 한학자 피고인의 관여를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에게 건넨 샤넬 백·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도 “교단의 선물이 아닌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선물”이라고 했다.
한 총재 측은 보석심문에서도 윤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하며 방어권 보장을 위한 보석을 요청했다. 한 총재가 중증 안과 질환으로 13년 이상 치료를 받아왔고 80세의 노령이며, 부정맥 등 심장질환이 있다고도 했다.
반면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구치소 내에서도 치료는 가능하며, 구치소에서도 수용 생활이 어렵다는 의견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모두진술에서 “한 총재는 통일교 절대 권력자로 정점에서 모든 범행을 승인했다”며 “불법자금 집행은 피고인 승인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고 했다.
통일교 관계자 “자금 지원, 한학자 승인 없이는 집행 안돼”

한편 이날 오후에는 통일교 세계본부에서 해외 소통 업무를 담당한 서모씨가 증인으로 나와 “한학자 총재 승인 없이는 자금이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증언했다. 그는 ‘2022 한반도 월드서밋’에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초청하고, 이를 계기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의 만남을 조율한 인물이다.
서씨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윤 후보만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고 민주당 후보까지 만나야 한다’는 뜻을 전했으나, 결과적으로 윤 전 대통령만 만났다고 한다. 서씨는 외부 인사 초청 시 사례비로 20만~40만불(약 3억~6억원)을 지급한다며 “그런데 이때는 더 많이 지급했다”고 말했다.
세네갈·네팔에 선거자금을 댄 정황도 나왔다. 서씨가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에게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금전 지원 50만불을 부탁했다”고 보고한 메시지와 “은행에서 잔금을 인출했고 대통령궁에 가서 지원금을 전달 예정”이라고 보고한 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네팔에 선거 비용 10만불 지원을 논의한 메시지도 나왔다.
서씨는 ‘이같은 자금 집행이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되나’라는 특검 측 질문에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며 “승인 없이는 집행이 안된다”고 했다. ‘승인’의 의미에 대해서는 “문서에 쓰는 건 아니고, 윤영호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에게 대면 보고하면 나중에 ‘참어머님께 승인받았습니다’라고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의중을 어기고 마음대로 자금을 집행한 적이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제가 번역하고 피드백 받은 내용으로 볼 때는 한 총재님이 내용을 모른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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