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축산에서 답을 찾다] “데이터는 내 경쟁력…워라밸도 생겼죠”

2025-05-25

송세근 경기 양주 도성목장 대표(38)는 주변에서 ‘스마트축산 홍보대사’로 불린다. 그는 올해로 10년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7600㎡(2300평) 규모 부지에서 젖소 106마리를 안정적으로 사육 중이다.

후계농인 송 대표의 인생 변곡점은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한 2010년 찾아왔다. 전년에 한국농수산대학교 낙농과를 졸업하고 목장 경영에 막 발을 들인 시기다. 초보 농부였던 그는 아버지가 반평생 애써 키운 젖소 120마리 전부를 하루아침에 땅에 묻으며 ‘다시 젖소를 키운다면 결코 어설프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송 대표는 개체별 착유량을 높이고자 마리당 하루 10㎏씩 주던 사료를 15∼18㎏으로 늘렸다. 젖소의 하루 착유량은 증가했지만 치워야 할 분뇨량도 많아졌다. 설사를 하거나 분만이 잘 안되는 젖소도 생겨났다.

2016년 ICT 장비를 도입하면서부터 상황은 개선됐다. 젖소 귀에 부착한 ‘생체 정보 측정 장치’를 이용하니 젖소의 반추·섭취·생식·활동성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송 대표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젖소 생체 특성에 맞는 배합 비율로 발효사료를 직접 만들었다. 사료의 핵심 원료인 대두박·옥수수·단백피 등을 발효해 영양분과 사양효과를 높이는데, 원료는 사다 써 가공·유통 비용을 줄였다.

성과는 분명했다. 한마리당 하루 착유량은 4월 기준 48.9㎏이었다. ICT 장비 도입 이전과 견줘 10㎏가량 늘어났다. 또한 젖소 발정시기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젖소의 분만횟수(산차수)도 마리당 3회에서 4∼5회로 증가했다.

스마트축산 기술 도입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송 대표는 “단연 100%”라고 답했다. 과거엔 부모님과 본인까지 셋이서 하루 10시간씩 일해야 했지만, 지금은 본인과 직원 둘이서 하루 5∼6시간만 일해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남는 시간을 활용해 선진 낙농기술을 가진 다른 농장에 견학도 다닌다”면서 “스마트축산 덕분에 가족과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스마트축산 도입엔 정부 예산도 들어가는 만큼 축산농가로서 책임감을 갖고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미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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