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한파 직격탄…패션 플랫폼 해법은 '글로벌'

2025-09-17

뉴넥스는 회생 절차, 무신사·W컨셉은 글로벌 무대 집중

지그재그는 커머스 대신 콘텐츠 확산으로 해외 접점 확보

내수 침체가 공통된 배경…체력 따라 다른 전략 택해

해외 거점 개편·온라인 경쟁력 강화가 생존 조건으로 부상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패션 플랫폼 업계가 내수 침체라는 공통된 벽에 가로막히며 생존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은 법원의 회생 절차로 버티기에 들어갔고 상대적으로 체력이 있는 기업은 국내 시장 대신 글로벌 무대로 활로를 모색하는 양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디·하이버 등을 운영하는 뉴넥스는 전날 임직원 명의 공지를 통해 법원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법원 관리·감독 아래 재무 구조를 재편해 경영 정상화를 시도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업계 시선은 냉랭하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뉴넥스의 자본총계는 -306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매출 급감과 현금흐름 악화가 이어지면서 이미 시장 내 신뢰도는 크게 추락했다. 거래처 정산 지연, 협력사 피해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며 브랜드 가치 역시 빠르게 훼손됐다. 결국 회생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존속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달리 국내 패션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무신사는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성과를 냈다. 뷰티·스포츠·홈 등 카테고리 확장과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의 안정적 정착이 성장을 이끈 요인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주요인이 신사업과 오프라인 확장 덕분이라고 평가하며 침체된 내수 패션 시장만으로는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본다. 실제 무신사는 일본과 미국 등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몰을 개편하고 입점 브랜드의 해외 판매를 확대하며, 국내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6월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국내에서 다양하게 시작해 성장, 리브랜딩 하는 것에 도움을 드려왔는데 이제 이 역량들을 집대성해 해외에서 한국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W컨셉 역시 방향을 틀었다. 신세계그룹 편입 후 3년여 동안 이어온 백화점 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며 사실상 오프라인 실험을 종료했다. 대신 이달 글로벌몰을 새롭게 개편하고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개인화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해외 결제·배송 편의성을 높이는 등 해외 소비자를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W컨셉 관계자는 "기존 아울렛이나 스타필드 몰 등의 팝업 행사는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글로벌 커머스 사업을 잠정 중단했지만, 현재는 디지털 웹진 형식의 콘텐츠 확산은 진행 중이다. 일본·대만·태국 등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팔로워를 확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와 트렌드를 알리는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데 집중하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당장은 커머스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콘텐츠를 통해 해외 이용자와 접점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커머스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수 침체라는 공통된 환경 속에서 패션 플랫폼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플랫폼 기업들의 해외 확장과 서비스 다각화가 당분간 업계 생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