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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003490)과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둔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마일리지를 털기 위한 특가 노선을 내놓고 있다. 고객의 마일리지 사용을 최대한 유도해 부채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제주 해피 마일리즈 위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3월 4일부터 20일까지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102개 항공편에서 마일리지로 탈 수 있는 1만 3000석이 공급된다.
고객들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포함한 모든 잔여석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다. 편도 기준으로 국내선 마일리지 항공권은 이코노미 클래스 5000마일, 비즈니스 클래스 6000마일을 공제한다. 항공편에 잔여 좌석이 있을 경우에는 유상 발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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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2년 뒤 대한항공과 통합 전에 마일리지를 털어내고 부채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마일리지인 이연수익은 9819억 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의 2조 5532억 원까지 고려하면 통합으로 마일리지에 따른 부채만 3조 5000억 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이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제주노선 마일리지 좌석으로 3만 8000여 석을 공급하며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프로모션에서는 평균 97%의 높은 예약률로 고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원들의 마일리지 사용 니즈를 적극 반영해 2025년에도 마일리지 소진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통합 작업에 들어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전환 비율도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시장 가치는 대한항공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용카드 사용으로 쌓는 마일리지도 대한항공은 보통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1대 1 비율로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항공편 탑승으로 발생한 마일리지는 고객 흡수 차원에서 1대 1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외부 전문 업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결과를 받으면 검토를 거쳐 6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종 통합하는 2026년 10월까지 승인 여부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