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오픈랜 테스트베드와 산업계 협의체를 조기에 구축해 시장확대에 대응해 왔던 한국에 기회가 될 지 주목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 공식 출범으로 오픈랜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 2020년 오픈랜 정책연합이 출범하고, 미국 정부는 약 10억달러 규모 지원금을 투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클린 네트워크'와 '5세대(5G) 활성화'를 통신분야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클린 네트워크는 중국 하드웨어를 배제한 안전한 공급망을 통한 네트워크 장비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5G 네트워크 진흥으로 새로운 국가 인프라 성장동력을 모색하겠다는 게 핵심 기조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은 이 과정에서 오픈랜에 주목했다. 개방형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망을 구축, 중국산 하드웨어(HW) 종속성에서 탈피해 미국이 강점을 지닌 SW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정부 역시 네트워크 분야에서 오픈랜 활성화 정책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오픈랜 정책을 강화·발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크라시오스를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OSTP) 겸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크라시오스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하며 오픈랜 전략을 수립·발전시킨 경험이 있다.
실제 버라이즌과 AT&T 등 미국 거대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오픈랜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일본, 스페인 등 유럽에서도 오픈랜 기술이 기초 기술부터 상용화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세계 오픈랜 시장은 지난해 31억3400만달러에서 연평균 21.3%성장해 2028년 67억9200만달러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는 한국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미국·영국과 오픈랜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K-2030 네트워크 전략을 통해 오픈랜 실증인프라 지원, 연구개발(R&D)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오픈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다만, 관련 R&D 예산 지원 등은 500억원 규모로 부족한 실정이다. 오픈랜 활성화를 위한 기초 인프라 등이 마련됐지만, 기업의 열정적인 참여 등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실정이다.
IITP는 “국내 시장에서 오픈랜 상용화를 앞당겨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대중소기업, 연구기관, 기업 등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우수인재 양성을 통해 관련 R&D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