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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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들 “이해할 수 없는 결정” 입 모아
경기대학교가 학교 법인 정상화 과정에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신임 이사 선출 과정에서 과거 교내 비리를 저질렀던 손종국 전 총장의 아들을 정이사로 선임, 학내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2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사 선임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고 경기대 정이사 8명을 선임했다.
사분위는 지난 10월부터 ▲학내 전·현직 이사 협의체 ▲학내 구성원으로 구성된 평의원회 ▲교육부 파견 임시 이사, 교직원으로 구성된 개방 이사 추천 위원회 ▲교육부장관 등이 각 4인씩 추천한 16명 중 8명의 정이사 선임 절차를 밟았지만 일부 위원 중도 포기 등 사유로 두달간 연기한 바 있다.
결국 전날 선임 절차 끝에 최종 8명이 확정됐고 이 중 손종국 전 총장의 아들인 A씨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비롯한 이날 선임된 정이사 8명은 조만간 교육부 승인 절차를 통해 법인 정상화에 나설 이사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사분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내부 논의 과정 중에 있던 일을 확인해주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사분위의 결정에 전 총장 일가 복귀를 반대해온 경기대 내부에서는 비판과 혼란이 뒤섞이고 있다.
앞서 전 총장 일가의 이사 선출에 반대해온 교내 학생, 교수들은 A씨가 후보로 선정됐을 때부터 그의 학력 위조, 가정 폭력 의혹을 제기하며 도덕성이 중요한 교육 현장에서 부적격한 이사 선임이라고 비판해왔다.
이들은 교육부가 A씨를 고발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손 전 총장 일가의 복귀를 반대해온 교내 학생 단체 ‘경기대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분위의 A씨 선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원장 B씨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총장 일가의 복귀를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교육부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선임한 것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처사”라며 “추가 대응을 고려해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배정하 전국교수노동조합 경기대지회장은 “전 총장 아들 A씨 외에도 교내 불협화음 형성 우려로 반대해온 인사가 여럿 선임돼 걱정이 크다”며 “교수들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학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사 선임은 20년 간 학교가 이리저리 떠돌았던 경기대 정상화를 위한 시발점이지만 첫 걸음부터 삐끗하는 모양새”라며 “향후 논의를 통해 항의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대는 2022년 3월부터 임시 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으며, 사분위의 새 이사진 선출과 함께 정이사 체제로 전환 및 법인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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