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딧 이희준 CTO 인터뷰
정책 변화의 파도는 국경을 넘나들며 기업이 구상한 전략을 뒤흔든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는 입법 예고와 정부 발표 속에서 기업은 어떤 정보를 먼저 읽고 대응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한다. 코딧은 이 복잡한 규제의 세계를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조언하는 거브테크(GovTech)의 완성을 지향한다. 국내외 정부 데이터, 입법 동향, 규제 이슈를 추적해 기업 맞춤형 리포트를 제공하며, ‘정책 기술’의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에 코딧 이희준 CTO를 만나 코딧이 보유한 모니터링 플랫폼에 대한 소개와 자사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정책 대응 책임지는 모니터링 플랫폼
정책과 입법, 규제 데이터가 기업의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기술 수요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 틈새를 정확히 겨냥한 스타트업이 바로 코딧이다. 코딧은 정부 정책 동향, 규제 이슈를 모니터링해 기업에 전달하는 AI 기반 플랫폼을 운영하며, 거브테크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별 맞춤형 리포트와 실시간 알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사의 정책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 포춘 500대 기업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정부 부처, 당근 등 유니콘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함으로써 자사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코딧이 첫 단계에서 목표로 삼은 것은 실시간 정책 모니터링이었다. 기존의 유사 플랫폼이 정형화한 정보 제공에 그친 반면, 코딧은 정책의 흐름과 변화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기업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부 API, 공공 데이터, 보도자료, 회의록 등을 수집하며,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가공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초기에는 단순 키워드 기반이었지만, 지금은 LLM 기반의 시맨틱 검색 기술까지 도입해 정보 정확도와 깊이를 높였다. 코딧이 제공하는 대시보드는 기업 실무자가 정책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도록 법령, 입법 현황, 국회 일정, 공정위 과징금, 국회·정부 보도자료 등 여섯 가지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NOW 한국’ 메뉴는 맞춤형 뉴스와 국회의원 SNS 발언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이 탭 내 ‘CODIT AI’는 국회 출신 전문가가 선정한 키워드를 기반으로 주요 정책 이슈를 자동 분류·추천한다.
코딧의 경쟁력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속도와 정확성에 있다. 실시간 정책 모니터링 플랫폼은 0.1초 단위의 데이터 업데이트를 실행한다. 이는 극단적인 비용 효율화를 감수하면서도 고성능 서버 최적화, 실시간 크롤링, 하이브리드 검색 엔진 등의 기술을 끊임없이 개선해 온 노력의 결과다. 코딧 이희준 CTO는 “정책 변화가 기업에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늘 정책을 모니터링하며 변화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하루에도 수십만 건의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서버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인 배경에는 시스템 아키텍처가 있다. 특히 국회, 정부, 공공기관의 회의록과 보도자료를 자동 수집하고, 해당 문서의 맥락과 키워드를 분석해 정책 위험을 사전 경고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키워드 매칭에서 벗어나, 문서 간의 연결성과 정책 변화의 흐름을 분석하는 방식은 기존의 플랫폼과 다른 코딧만의 방식이다.

정책 AI 에이전트로 향하는 코딧의 비전
또 하나 주목할 기술은 코딧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번역 모델이다. 이희준 CTO는 “우리 번역 모델은 정책 및 법률 텍스트에 특화한 형태로 설계돼, 구글 번역 모델의 정확도를 상회한다. 특히 기업 고객사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기반으로 꾸준히 파인튜닝한 결과, 실무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수준의 결과물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코딧은 다국적 기업이나 글로벌 지사에서의 활용도를 높였으며, 정확한 정책 번역을 요구하는 그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었다. 이희준 CTO는 “단순히 문장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정책 문서의 맥락을 이해하고 요약해 전달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시멘틱 검색, 문맥 기반 요약, 키워드 추출 기능 등을 접목 시켰다고 설명했다. 기업마다 맞춤형 키워드로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법안이 어떤 단계를 밟는지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대시보드 서비스도 고도화 중이다.
코딧이 기업으로부터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맞춤형 정책 리포팅이다. 이 서비스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기업과 관련된 입법 및 정책 이슈를 선별해 리포트로 제공한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나 중소 규모의 지사에서 높은 수요를 보였다. 이희준 CTO는 “기업 내부 팀이 충분하지 않은 구조에서는 외부 파트너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코딧의 고객사 상당수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닌 해석이었다. 코딧은 정책 전문 인력이 직접 리포트를 작성하고, 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AI 시스템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이 전략은 기술과 사람이 결합된 코딧만의 경쟁 요소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이슈만을 설정해 맞춤형 알림을 받으며, ESG, 플랫폼, 개인정보 보호 등 주요 규제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을 자유롭게 설정한다. 이로써 정책 리스크에 대한 실시간 대응은 물론, 장기적 규제 트렌드까지 파악하는 게 가능해졌다.
코딧의 가까운 목표는 AI 에이전트의 실현이다. 정보 전달을 넘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책 정보를 선제적으로 수집·분석·요약하는 AI 비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코딧은 다양한 산업과 기업의 정책 리스크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문서 작성 및 대응 전략까지 제안하는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오늘 우리 회사 관련 정책 이슈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시각화한 도표와 함께 분석 보고서를 제시하는 형태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반기 중 일부 기능이 공개될 예정이며, 연말에는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두고 있다. 이희준 CTO는 “에이전트는 전면 자동화가 아닌, 사용자가 설정을 통해 조작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돼 다양한 기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다. 이는 사용자 친화적인 AI를 지향하는 우리의 철학이 반영된 기술이다”고 밝혔다.
나아가 코딧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특허 취득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며, 아시아 시장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주요 허브 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희준 CTO는 “미국 기업들은 아시아 데이터를 보기 어려워하고, 반대로 아시아 기업들은 미국 정책 데이터를 원한다. 우리는 이 같은 시장 수요를 정확히 간파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코딧은 국내 기업 중 아시아 정책 데이터를 가장 폭넓게 확보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B2B SaaS 플랫폼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끝으로, 이희준 CTO는 “우리는 거브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정책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함께 실현할 역량 있는 인재들의 합류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 데이터, 인재라는 삼박자를 기반으로 코딧은 정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보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