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청소년 3명 중 1명은 우울감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년 새 이들의 가출·은둔 경험은 줄었지만, 사회적 고립은 일반 청소년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이러한 내용의 '2024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청소년쉼터 같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을 이용했거나 입소한 경험 있는 9~18세 4627명이다. 2021년 첫 조사가 이뤄졌고, 이번이 두 번째다.
조사 결과, 최근 1년 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는 비율이 33%로 집계됐다. 2021년 조사(26.2%)보다 6.8%포인트 늘었다. 이와 연관된 자살·자해 시도도 적지 않았다. 1년간 자살을 시도해본 적 있다는 답변은 8.2%였고, 자해 시도 경험 비율은 21.5%로 나왔다. 자살 시도의 주된 이유는 '심리불안'(37.3%)이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은둔·가출은 줄어드는 양상이 뚜렷했다. 한 번이라도 가출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7%로 3년 새 4.9%포인트 감소했다. 집을 나오게 된 이유는 '가족과의 갈등'(69.5%)이 첫손에 꼽혔다.
은둔 경험이 있는 위기청소년은 4명 중 1명(25.8%)꼴이었다. 해당 비율은 2021년 46.7%에서 20.9%포인트 급감했다.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지낸 기간은 1개월 미만(69.5%)이 가장 많았다.
다만 위기청소년은 사회적 고립을 느끼는 비율이 43.5%로 절반에 가까웠다. 14%인 일반 청소년(2023년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야기할 사람이 부족하다'라거나 '혼자라고 느낀다'는 항목에 절반 이상이 손을 들었다.
각종 위험에도 쉽게 노출되곤 한다. 5명 중 1명(19.7%)은 친구·선후배 등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새 3.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성폭력·스토킹 피해 경험률은 6.3%로, 2021년보다 2%포인트 늘었다.

위기청소년이 희망하는 지원 서비스는 일자리 제공(77%)-경제적 지원(74.9%)-직업교육훈련·자격증 취득(74.6%) 순이었다. 여가부는 시설을 나서는 가정 밖 청소년의 자립지원수당(월 50만원) 압류를 막기 위해 압류방지통장(행복지킴이통장) 개설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또한 자립지원수당을 퇴소 직후 신청하지 않아도 5년 내에만 신청하면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자살·자해 등 고위험 청소년을 위한 집중심리클리닉 전담인력은 올해 105명에서 2029년 24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무용·음악 등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도 이달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한다. 황윤정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조기에 발굴해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주거·취업 지원 등 맞춤형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