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일환으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사업비 1억원을 들여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왔다’가 출시 1년 4개월 만에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중기부는 모바일 앱 ‘왔다’의 서비스를 곧 종료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모바일 앱 환경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한계로 앱 사용률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며 “현행 중소벤처24 모바일 페이지에 왔다 앱 기능을 포함시키고, 앱은 순차적으로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왔다 앱은 중기부가 2023년 9월 운영을 시작한 중소기업 종합 지원사업 정보시스템으로, 중소벤처기업인과 소상공인에게 분야별 지원사업 정보와 정책정보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앱 개발에는 사업비 1억원이 들어갔고, 지난해 운영과 유지보수비로 1000만원을 썼다. 올해 예산에도 고도화 및 유지보수비로 3000만원이 책정돼 있다.
출시 당시 중기부는 이 앱에 대해 “디지털플랫폼정부가 지향하는 ‘모든 서비스는 한곳에서’와 ‘알아서 챙겨주는 맞춤 서비스’를 실현하고, 국민과 중소기업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원사업정보를 통합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앱은 기능이 정책정보 조회와 공지사항 확인 등에 그쳐 활용도가 극히 낮았다. 출시 후 지난달까지 앱 다운로드 건수는 총 6만735건, 월평균 3796건에 불과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 앱의 월간활성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3월 656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5000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모바일인덱스는 월 5000건 미만의 MAU는 별도 집계하지 않는다. 앱 소통창구를 통해 접수된 의견은 월평균 1.4건에 불과했다.
중기부는 지난해 앱 활성화를 위해 지원사업 신청 기능을 앱에 추가하려 했으나 모바일 환경에서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서류 발급, 첨부 등의 기능을 구현하기가 어려웠다고 오세희 의원실에 설명하기도 했다.
오 의원은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편의성과 실질적인 효용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드러난 사례”라며 “디지털 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