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t 기름유출 책임 안 졌다···한국선주상호보험 천억대 손배 피소

2025-02-03

한국선주상호보험(KP&I)을 포함한 국제 기업 5곳이 300t 이상의 원유가 유출된 솔로몬군도 선박 좌초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아 피소됐다. 원고가 기업들에 요구한 손해배상 규모는 최대 1억달러(약 1467억원)에 달한다.

3일 솔로몬군도 정부에 따르면 정부와 피해 지역 원주민 대표 4명은 지난달 31일 솔로몬군도 대법원에 사고 선박의 보험사 한국선주상호보험, 선주사 킹 트레이더, 광물 기업 빈탄 마이닝 등 5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해당 사고와 관련한 첫 법적 대응이다.

사고는 2019년 홍콩 소재 킹트레이더 소속 ‘MV 솔로몬 트레이더’호가 렌넬 섬 강가바 만 암초에 좌초되면서 발생했다. 바다에서 선박이 보크사이트를 채우고 있는 사이 기상이 악화했고, 암초에 선체가 부딪치면서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다. 기상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 견인이 미뤄지는 사이 배에 실려있던 약 300t의 원유가 쏟아졌다. 기름은 해류를 타고 뻗어 나가 6㎞ 길이의 해안선을 덮었다.

당시 유출된 기름을 닦아내는 데만 약 5000만 호주달러(약 449억원)이 들었지만, 솔로몬군도 정부와 원주민들은 지금까지 기업들로부터 단 한 푼의 배상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사고 수습 비용은 솔로몬군도와 호주, 뉴질렌드 정부가 나눠 부담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로 인한 배상금 규모를 최소 3000만 달러(약 440억원)에서 최대 1억달러로 추산했다.

원고 측은 운항 과정에서 선박 소유주의 법적 책임을 보상할 의무가 있는 한국선주상호보험이 1차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원이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면 한국선주상호보험과 선주사, 광물 기업이 배상금을 나눠 마련해야 한다.

수 세대 동안 어업에 종사해온 유지하던 주민들은 기름 유출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당장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호주 언론 ABC에 따르면 솔로몬군도가 완벽히 복구되려면 약 13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실된 산호초 서식지만 4000㎡로, 파괴된 산호초 면적은 1만㎡에 달한다.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인 프리모 아페아우 전 법무장관은 “솔로몬군도 사람들에게 토지와 바다는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문화의 중심”이라며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 지역민들의 땅과 해역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가바만을 황폐화시킨 기업들에 법적 책임을 묻고 지역 사회가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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