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돼서도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
10년 전인 2015년, 스무 살을 맞은 YB는 자신들의 20년 후를 내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서른’이 된 2025년 이들은 우스갯소리처럼 뱉었던 그 말들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오는 26일 발매되는 새 EP 앨범 ‘오디세이’(ODYSSEY)는 다양한 의미에서 ‘꿈’에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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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으로 ‘메탈’을 선택했다는 것부터가 이들에겐 도전과 변화다. 장르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계기인 동시에 “잠자고 있던 메탈에 대한 꿈을 깨우는 계기”라고 말했다. 베이시스트 박태희는 “(윤도현이) 멤버들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우리 안에 잠자던 ‘꿈의 음악’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앨범에 담긴 타이틀곡 ‘오키드’를 비롯해 6개의 곡은 YB가 기존에 보여주었던 음악적 색과 차별화된, 더욱 강렬한 사운드와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디세이’를 통해 외부의 억압과 내적 갈등의 고통에 시달리며 자아를 잃고 혼란에 빠진 주인공의 여정을 그린다. 주인공은 고통과 혼란 속에 머물지만, 점차 내면의 힘과 희망을 발견하며 자신을 찾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정한 자유를 쟁취한다.
자신들의 음악적 꿈을 이루는 동시에 후배와 함께 하겠다는 꿈도 함께 이뤄냈다. 앨범을 만드는 과정부터 후배 뮤지션들과 교류했다. 윤도현은 “알려져 있진 않지만 우리나라의 메탈 기타리스트, 메탈 편곡을 잘하는 굉장히 젊은 친구들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그분들 덕분에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 저희끼리 했다면 이 앨범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덕분에 저희가 원하는 지점에 굉장히 가까이 간 앨범(으로 완성됐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박태희 역시 “메탈 장르를 하고 있는 후배 그룹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았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해왔던 음악을 저희가 더불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앨범의 선공개곡이자 더블 타이틀곡인 ‘리벨리온’(Rebellion)은 후배 밴드인 엑스디너리히어로즈와 협업한 곡이다. YB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협업은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 선후배 뮤지션 간의 진정한 교류와 멘토링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YB는 이를 통해 K밴드씬의 세대 통합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메탈 앨범 ‘오디세이’는 YB의 음악적 열정과 도전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후배 밴드와의 협업을 통해 세대 간의 화합을 끌어내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셈이다. 사실 긴 시간 팀을 유지해온 것만으로도 밴드신에 귀감이 된다. 이미 많은 후배 밴드가 YB를 ‘단골 롤모델’로 꼽아왔고, 심지어 선배 가수들도 이들의 활동에 귀하게 평가해왔다.
록 밴드 생활을 하다 솔로로 전향한 임재범은 “나는 윤도현을 사랑한다. (윤도현이)록을 열심히 하고 지금껏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해줬다. 그게 힘든 걸 아니까”(MBC 스페셜 ‘나는 록의 전설이다’ 中)라고, 김종서는 “저렇게 긴 시간을 호흡해 온 그들(YB). 그것 자체가 최고! 사실 그들의 시작은 미비했다. 하지만 지금은 최고다. 그런 걸 만들어낸 장본인인 윤도현. 후배지만 정말 자랑스럽다”(개인 SNS)고 평가했다.
YB의 신곡 발매 청음회에 깜짝 응원 방문한 선배 록커 김수철 역시 “윤도현과 YB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마음으로 굉장히 사랑한다. 원래 윤도현 음악의 팬이다. 이번 음악을 들으면서 다시 예전 마음의 고향으로 왔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기뻤다”면서 “윤도현은 가사 전달이 정확하고 시원하다. 예전의 윤도현 목소리와 지금 목소리가 파워풀하게 같다. 도현이가 몇 년 전에 살짝 아팠다가 완치됐는데, 그래서 이번 앨범이 더 뜻깊다고 생각한다. 다시 윤도현의 살아있는 음악, YB의 살아있는 연주를 만난다는 게 너무 의미가 크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