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개방형) 소스를 기반으로 오픈AI의 ‘챗GPT’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클로즈드(폐쇄형) 소스 진영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에 이어 그간 기술 개방에 소극적이었던 중국 기업까지 이례적으로 오픈 소스 진영에 합류하며 폐쇄적인 애플 iOS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을 양분한 안드로이드급 파급력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 오픈 소스 AI 개발사들의 투자 유치액은 총 149억 달러(약 22조 원)로 집계됐다. 오픈AI 주도의 클로즈드 소스 진영이 유치한 375억 달러(약 55조 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에만 xAI가 두 차례에 걸쳐 121억 달러(약 18조 원)를 확보하며 오픈 소스 진영의 자금력이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CB인사이트는 “(양 진영 간) 성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높아진 연산 비용 탓에 프런티어(대형) 모델과 (비용 부담이 적은) 오픈 소스로의 AI 시장 분할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픈 소스는 오픈AI의 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프런티어 모델과 달리 개발자의 명령어 집합인 소스 코드가 외부에 공개돼 누구나 무료로 서비스 개발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한계로 지목됐던 성능이 프런티어급으로 향상되고 AI 규제 강화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낮아지면서 메타·IBM·미스트랄·xAI에 이어 딥시크까지 가세해 최대 규모의 오픈 소스 진영을 형성했다.
딥시크의 가세로 오픈 소스 대세론이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AI 에이전트(비서)를 중심으로 응용 서비스 개발을 위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전 경희대 빅테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인터넷 같은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초기에 개방성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듯 AI 업계에서도 오픈 소스 전략의 혁신 고삐가 풀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