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에릭 토히르 회장이 논란이 된 신태용 감독 경질에 대해 “인기를 생각했다면 오히려 신 감독을 유지했을 것”이라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반박했다. 토히르 회장은 네덜란드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지도자 경력은 부족한 패트릭 클라위베르트 후임 감독을 선임했는데, 오직 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토히르 회장은 최근 현지 유튜브 채널 ‘빈데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여러 검토와 선택 끝에 결정된 것이지 인기를 추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기를 생각했다면 왜 신태용 감독을 내보내나. 우리는 큰 꿈과 목표가 있어서 부족한 점을 최대한 보완해야 했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은 2020년부터 성과를 냈다. 2022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동남아 국가 중 최고 성적인 16강 진출을 달성했고, U-23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을 꺾고 4강에 올랐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는 1승 3무 2패로 조 3위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 희망을 키웠다.
PSSI는 지난 1월 갑작스럽게 신태용 감독을 경질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2024년 AFF 미쓰비시컵 조별리그 탈락이 꼽혔다. 하지만 이 대회는 FIFA가 지정한 의무 차출 기간이 아닐 때 열렸고, 해외파 주요 선수들을 소집할 수 없어 국내 리그와 유스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 이에 신 감독의 인기가 너무 높아져 토히르 회장이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토히르 회장은 클라위베르트 감독 선임에 대해 “그의 장단점을 모두 고려했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덴니 란드자트, 알렉스 파스토르, 제럴드 파넨버그 등 조력자들을 영입해 클라위베르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SSI는 클라위베르트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유럽 리그를 경험한 선수 3명의 귀화를 완료했다. 토히르 회장은 11일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을 거친 골키퍼 에밀 아우데로(팔레르모),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137경기를 뛴 조이 펠루페시(로멀), 현재 에레디비시에서 활약 중인 레프트백 딘 제임스(고어헤드이글스)의 귀화 소식을 전했다.
아우데로는 이탈리아 U-15부터 U-21까지 연령별 대표를 거쳤지만, A대표 발탁은 이루지 못했다. 펠루페시는 네덜란드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네덜란드 리그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세 귀화 선수는 모두 3월 호주 원정과 바레인 홈경기 등 월드컵 예선 명단에 포함될 예정이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첫 실전 무대가 될 이번 2연전 결과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조 2위 탈환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승점 6점으로 3위다. 2위 호주(7점)와는 1점 차이다.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능력과 토히르 회장의 진정성도 이번 경기 결과를 통해 검증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