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0대 CEO] "기술이 희망"...'배터리 구원투수' 최주선 삼성SDI 사장

2025-02-03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삼성디스플레이 체질 개선 주도

"배터리는 결국 성장하는 사업"...긍정 사고로 '슈퍼 사이클' 대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배터리업계는 수년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역시 중국산 저가 공세에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관세 폭탄'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상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잉여현금흐름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부터 3년간 현금배당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 '구원 투수'로 투입된 최주선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삼성디스플레이 체질 개선 주도

삼성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 사장을 신임 삼성SDI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이후 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지난 2004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D램 설계팀 담당임원 상무, 설계팀장 상무, 개발실장 전무 등을 거쳤고 2014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을 거쳐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이동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시절 중국의 저가 공세에 경쟁력을 상실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덕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삼성전자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세계 최대 공급사이며 세계 최초의 QD(퀀텀닷)-OLED, 폴더블과 슬라이더블 기술을 하나로 집약한 플렉스 하이브리드 등을 선보이며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 최 사장의 과감한 체질개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위기에 빠진 삼성SDI를 구해낼 지 배터리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는 결국 성장하는 사업"...긍정 사고로 '슈퍼 사이클' 대비

최 사장은 지난 달 취임 후 임직원과 첫 소통행사인 '올 핸즈 미팅'에서 "배터리는 결국 성장하는 사업"이라며 "임직원들이 이른바 '원영적 사고'를 갖고 뭉치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삼성SDI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힘을 합치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SDI 소통 행사 명칭은 최 사장이 직접 '올 핸즈 미팅(All-hands Meeting)'으로 정했으며, 경영환경 설명을 위한 PPT 자료도 손수 만들었다고 한다.

최 사장이 언급한 '원영적 사고'는 일상 속의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온 유행어다. 지난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을 강타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다.

최 사장은 또 워런 버핏의 명언인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It's only when the tide goes out, you discover who's been swimming naked)를 언급, 진정한 승자가 되도록 열심히 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또 올해 신년사에서는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기술이 희망"이라며 "근본으로 돌아가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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