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EPS 월가 예상 20% 하회하며 2년 만에 최대폭 '어닝 미스'
자유소비재 판매 부진, 물류비용 증가가 원인
경쟁자 월마트와는 대조적...'매출 구성 차이가 원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대형 소매 유통 기업인 타겟이 20일(현지시간)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에 뉴욕 증시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타겟의 주가는 17% 넘게 폭락하고 있다.
타겟은 11월 2일 마감한 3분기 매출이 256억 7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1달러 85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PS는 월가 전망치 2달러 30센트를 20%가량 하회하며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예상을 빗나갔다. 매출이 월가 전망(259억 달러)을 하회한 것도 지난 202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브라이언 코넬 타겟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들에게 "자유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판매의 지속적인 부진"과 "10월 짧은 항구 파업에 급하게 대비하느라고 늘어난 물류 비용"이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 자유소비재 판매 부진, 물류비용 증가가 원인...경쟁자 월마트와 대조적
타겟은 의류, 가전, 가정용 제품 등 다양한 소비재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지난 몇 년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며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이끌어 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지난 5월에는 약 5000개 품목에 대한 가격 인하를 발표했으며 10월에는 2000개 이상의 품목에 대한 추가 가격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인하 노력이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3분기 동일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이는 1.5%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스트리트어카운트 집계)에 대폭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 부진 속 타겟은 올해 연간 EPS 전망치도 8달러 30센트~8달러 90센트로 지난 3분기 제시했던 9달러~9달러 70센트에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9달러 55센트도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마이클 피델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소비 수요 둔화와 일부 비용 압박으로 인해 이전에 상향 조정했던 가이던스를 다시 하향 조정하게 되어 실망스럽다"면서도 "하지만 타겟은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타겟의 지난 3분기 실적은 경쟁 업체인 월마트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월마트는 앞서 19일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연간 실적 전망을 세 번 연속 상향 조정했다. 회사의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BC는 월마트의 미국 내 사업에서 식료품의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는 반면, 타겟은 23%에 불과하다며 두 대형 소매업체의 다른 매출 구성이 두 업체의 희비가 엇갈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비용 상승도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10월 짧은 항구 파업을 대비하면서 타겟은 급히 물품을 재조정하고 재고를 확보하는 데 많은 비용을 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며 주가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종가 기준으로 타겟의 주가는 올해 9.5% 오르는 데 그치며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상승률(24%)을 크게 밑돌았다. 주가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 기록한 사상 최고치 270달러에서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29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