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환자 급증한 중국…‘기적의 수술’ 유행에 당국이 제동

2025-07-10

중국 보건 당국이 알츠하이머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던 수술에 ‘과학적 검증이 부족하다’며 긴급 중단 명령을 내렸다.

10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경부 심부 림프정맥문합술(LVA)을 금지한다는 공고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중국 내 국공립·사립병원 수백곳에서 실시하고 있는 이 수술의 알츠하이머 치료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이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림프정맥문합술은 직경 0.3~0.8㎜의 미세 림프관을 목 근처 정맥과 연결해 림프액 순환을 개선하는 수술이다. 원래는 림프부종 치료를 위해 주로 이뤄졌다.

항저우의 외과의사 셰칭핑이 2022년 84세 환자의 안면 림프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이 수술을 시행한 뒤 환자의 인지기능까지 개선된 것을 확인하고 사례를 발표하면서 이 수술은 알츠하이머 치료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수술은 전국적으로 유행이 됐으며 일부 병원은 ‘기적의 수술’, ‘기억회복수술’이라고 광고한다.

수술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림프액 순환을 개선시키면 알츠하이머의 대표 병변인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을 제거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위원회는 베타 아말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핵심 열쇠라는 가설을 두고 전 세계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가설 단계이며, 이 가설에 근거한 약물 임상시험 실패 사례가 널리 존재한다고 전했다. 현 단계에서는 확실한 알츠하이머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이신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던 많은 환자들이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하얼빈의 한 병원만 하더라도 이달 초 수술이 200건 넘게 대기 중이었다고 전해진다.

차이신은 림프정맥문합술 수술 대유행은 중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에 대한 수요가 높으며 실험적 치료법이 과학적 검증에 앞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중국은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노인은 1600만명이며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의 30%를 차지한다. 중국은 알츠하이머 진단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실제 환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알츠하이머 환자 수가 222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돌봄 서비스 마련 등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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