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양대규 기자] 코웨이와 행동주의펀드 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의 힘겨루기 계속되고 있다.
코웨이에 90%의 주주환원을 요구했던 얼라인파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 얼라인은 최종 주주제안에서 90% 주주환원 내용은 제외했다. 하지만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사회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며 얼라인의 이익 창출에 유리한 제안을 지속할 계획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얼라인이 제안한 90%의 주주환원은 코웨이의 재정상태를 과거 MBK파트너스(이하 MBK) 인수 시절로 되돌릴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코웨이는 무리한 배당을 위해 단기차입금을 조달하며 부채비율이 급등했다.
코웨이는 얼라인이 추천한 이남우 후보자에 대해 3곳에서 이사를 겸직 중이라며 이는 '결격 사유'라고 주장했다. 집중투표제 역시 얼라인이 추천한 후보자를 선임할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다음 달 31일 충남 공주시 코웨이 본점에서 제 3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코웨이 지분의 2.84%를 보유한 얼라인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를 추천했다. 얼라인이 추천한 후보는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다.
얼라인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넷마블이 지분율 25%로 이사회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코웨이 측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은 특정 주주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이사가 선임돼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공정성, 균형성을 해치고 특정 주주의 이익만 다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 18일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도 'CEO 서신'을 통해 "집중투표제는 일반 주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주제안자의 이사 후보자를 무조건적으로 선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는 철회하였으나, 순차입금/EBIT 배수를 2027년 3.5배까지 증가시키는 수준인 90%의 배당을 요구했던 1차 주주제안에서 알 수 있듯이, 단기성과에 집중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현재의 투자가 장기적으로 수확되는 당사의 비즈니스 특성을 충분히 감안하여 주주가치에 부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웨이에 90%의 배당을 요구하며 단기적인 이익만 좇는 얼라인의 행보가 코웨이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반한다는 이유다.
지난달 7일 얼라인은 주주제안을 통해 코웨이의 이전 대주였던 MBK 시절과 동일한 수준인 주주환원율 90%를 요구한 바 있다. 코웨이가 기 발표한 주주환원율 4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2013년 코웨이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90%에 가까운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그 결과 2012년 778억원 수준인 배당금 지급액이 2015년 1483억원, 2017년 4092억원까지 급증했다.
MBK는 배당을 위해 단기차입금을 조달했으며 그 결과 코웨이의 부채비율은 급등했다. 2019년 말 코웨이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65%까지 올랐다.
결국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뒤 배당 정책을 조정하며 부채를 줄여나갔다. 분기배당을 기말배당으로 변경했으며 배당성향도 20%대까지 낮췄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코웨이의 부채비율은 77%까지 떨어졌다.
최근 코웨이는 기업가치제고계획(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율을 기존 20%에서 40%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넷마블로 최대주주가 바뀐 2020년 이후 코웨이는 경쟁력과 재무건정성을 확보하며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얼라인은 지난달 7일 주주 제안을 통해 코웨이에 ‘연결 당기순이익의 90%에 달하는 주주 환원율’을 요구했다. 이는 코웨이가 발표한 주주환원율 40%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일 얼라인은 최종 주주제안에 주주환원 관련 내용을 철회했다.
얼라인 측은 "코웨이 이사회와 경영진이 스스로 주주들이 납득할 만한 실효성이 있는 밸류업 플랜을 먼저 내놓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납득 가능한 내용이 발표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90% 주주환원은 철회했지만 얼라인은 이남우 회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집중투표제도 함께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웨이 관계자는 "이남우 사외이사 후보자는 얼라인파트너스가 다른 회사의 주주총회에도 반복적으로 본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추천해왔던 점을 보았을 때 전체 주주의 의견보다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의견만을 대변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또한 코웨이는 앞서 이남우 후보자에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검토 대상이 될 것을 제안하였으나 거절했는데 다시 얼라인의 주주제안 후보자로서 제안된 것도 지적했다.
아울러 21일 코웨이는 이남우 후보자의 사외이사 겸직이 상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한국 상법 및 동법시행령 관련 조항에 따르면,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해당 상장회사 외에 다른 2개 이상의 회사에서 이사, 집행임원 또는 감사의 직을 겸직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상장회사의 직을 상실한다.
코웨이 측은 "이남우 후보자는 2020년 3월31일부터 현재까지 (2023년 3월의 2주 제외) 거의 5년 동안 한국 상법의 관련 조항을 위반하여 여러 상장회사의 사외이사직을 겸직했었거나 현재도 그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남우 후보자는 코웨이의 사외이사로서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확인서에 관련 사실을 누락하거나 허위 진술을 포함하여 서명했고,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를 코웨이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상법에 따라 이 후보자는 코웨이 사외이사 자격 박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얼라인이 이 후보자의 자격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코웨이 측은 꼬집었다.
코웨이에 따르면 얼라인은 이 후보자가 상장사인 한솔홀딩스와 에스비에스(SBS)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이며, 에스비에스 사외이사는 2월 사임 예정이기에 코웨이 사외이사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서명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현재 비상장사인 애자일소다의 감사로 2020년 3월 30일부터 2026년 3월 30일까지 재직 중이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의 감사로 2017년 10월 18일부터, 사외이사로 2019년 3월 21일부터 2023년 3월까지 활동했다.
코웨이 측은 "이 후보자는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2개 회사의 임원 겸직 상태에서 새로운 회사의 이사, 감사 겸직을 맡았을 뿐 아니라 부적격 상태로 해당 직을 수행하고 보수를 받아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해 온 이력이 확인되는 후보자"라며 "당사와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주주들에게 이 후보자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해 줄 것을 명확히 권유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