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풍 사진전 ‘환영(歡迎)과 환영(幻影)에 대해’

2025-11-03

 급격한 개발과 성장의 이면에 남겨진 도시의 잔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흔적을 응시하는 사진 프로젝트, 오태풍 사진전 ‘환영(歡迎)과, 환영(幻影)에 대해’가 9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한때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로 상징되던 개발의 공간들이 시간이 흐르며 ‘환영(幻影)’처럼 사라진 환상으로 변해버린 현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전시에는 콘도, 리조트, 산업단지 등으로 대표되는 폐허의 풍경들이 등장한다. 화려한 개발의 약속이 남긴 것은 번영이 아닌 공허, 그리고 텅 빈 구조물뿐이다.

 작가는 직업상 전국을 돌며 사진작업을 하는데, 지나가면서 본 폐허의 건물이 10년 넘게 그대로 방치되는 현실에 의구심이 들었다고 한다. ‘왜 그대로 놔두는지’,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자문하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버려진 건축물이 많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고 한다. 골조만 올라간 채 멈춰버린 건설현장이 있는가 하면, 한동한 사용하다 버려진 건물도 있다.

 정읍 태인 아파트건설현장엔 타워크레인까지 그대로 버려져 있고, 김제 벽성대학, 상관 죽림온천 등 전북지역에서 촬영한 규모있는 콘도나 리조트, 호텔, 대학교, 아파트만 해도 20여곳에 달한다.

 오태풍 작가는 “이 흔적들은 단순한 실패의 상징이 아닌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순환의 일부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단순히 폐허의 목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붙잡고 잊힌 기억을 불러내는 행위이자 반복을 막기 위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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