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26·LA 다저스)이 출전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훈련에 땀을 쏟으며 주전 도약을 노린다.
김혜성은 27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 3연전에서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벤치만 지켰다.
이날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유격수에 무키 베츠, 2루수 토미 에드먼, 중견수에 앤디 파헤스, 좌익수에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선발로 기용했고, 교체 없이 9명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기존 주전들이 나선 가운데, 좌익수에 마이클 콘포토 대신 백업 에르난데스가 기회를 잡았다.

김혜성은 앞선 1, 2차전에서도 선발에서 제외됐고, 2차전 9회 대수비로 1이닝을 소화한 것이 유일한 출전이었다.
콜로라도는 1, 2차전에 오른손 선발투수를 내세워 김혜성의 출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로버츠 감독은 선택하지 않았다. 3차전에는 왼손 투수 오스틴 곰버가 등판하면서 역시 선발 제외됐다.
백업 멤버인 김혜성은 제한된 기회를 받고 있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지만 나서는 경기마다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김혜성은 시즌 34경기에서 타율 0.372, 2홈런, 12타점, 29안타, 출루율 0.410, OPS 0.948을 기록 중이다. 높은 타격 성적에도 불구하고 3연전 내내 기회를 받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혜성에게 기회를 좀더 주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뚜렷하게 출전 시간이 늘어나진 않고 있다.

김혜성으로서는 답답하고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에도 김혜성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이날 김혜성이 가장 먼저 쿠어스필드 그라운드에 나와 홀로 훈련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사진 기자 야나기하라 나오유키가 경기 전 쿠어스필드 전경을 찍은 영상에서 김혜성은 트레이너와 함께 넓은 야구장에서 나홀로 훈련을 하고 있다. 선발에서 제외된 걸 알고도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와 훈련에 힘을 쏟은 것이다.
김혜성은 빅리그 첫 시즌, 열린 자세와 긍정적인 태도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구단의 타격폼 변경 지시를 수용해 새로운 폼으로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빠르게 적응했고, 빅리그로 승격해서도 새로운 폼으로 좋은 타격 성적을 내고 있다. 불규칙한 경기 출전이지만 많은 훈련으로 감각을 키우고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김혜성의 노력과 결과에 현지 매체에서도 김혜성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스 웨이는25일 “김혜성은 마치 더 뛰고 싶다는 듯 간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다저스는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그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저스는 김혜성을 선발에서 제외시키기 위한 핑계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계속해서 김혜성을 외면하는 지금의 기용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땀흘리는 김혜성을 향해 현지 미디어도 본격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클레이튼 커쇼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28호 홈런을 터뜨리며 다저스는 3-1로 승리했다. 커쇼는 통산 탈삼진 2997개를 기록하며 MLB 역대 20번째 3000탈삼진을 눈앞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