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스테디셀러 익스플로러의 귀환… 6세대 부분변경
팰리세이드 맞서는 수입 아빠차 대표, 가격 승부수 뒀다
링컨 노틸러스, 포드 브롱코, 머스탱 이은 마지막 퍼즐
대형 SUV 경쟁 핵심은 '물량 확보'… 빠른 인도 가능해야
포드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대표 살림꾼, 익스플로러가 '수입 아빠차'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칼을 갈았다. 그간 모델 체인지 된 대부분 차량들의 가격이 크게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지만, 이번 익스플로러는 오히려 가격을 낮추는 승부수를 두면서다. 국산 아빠차인 팰리세이드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내년 익스플로러로 반등을 노리겠다는 절치부심이 읽힌다.
데이비드 제프리 포드링컨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은 12일 강남 세빛섬에서 열린 더 뉴 포드 익스플로러 출시 행사에서 "포드코리아 설립 직후 2세대 모델 출시후 국내 수입 SUV를 정립한 모델이다. 혁신의 역사를 계승하며 새로운 챕터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날 출시된 익스플로러는 6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외관 및 내부의 디자인 변경과 함께 최신 디지털 시스템 및 사양이 대폭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트림은 대폭 줄여 ST라인과 플래티넘 등 2개로 판매된다.
특히 이번 익스플로러가 주목되는 요소는 단연 가격이다. ▲ST-라인 6290만 원 ▲플래티넘 6900만 원으로 출시했는데, 전작 2.3L AWD 모델이 6865만원부터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출시됐던 픽업트럭 레인저, 링컨 노틸러스, 포드 머스탱 등이 전작 대비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전례없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며 주력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준대형 SUV 시장에 경쟁자가 늘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 연말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한국GM의 쉐보레 트래버스 역시 북미 시장에서 3세대 트래버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 내년 국내 상륙이 예상된다. 토요타 역시 지난해 하이랜더를 출시했다.
포드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 아빠차'로 자리잡아 한때 연 7000대 이상 판매했던 모델인 만큼, 익스플로러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제프리 사장은 "경쟁이 치열한 세그먼트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익스플로러는 헤리티지가 있고, 이미 한국에서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조금 더 유니크하다고 생각한다"며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하는 등 가격 책정은 항상 어렵다. 하지만 이번 익스플로러는 고객들이 최대한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익스플로러 출시에 따라 포드는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지난해 링컨 노틸러스부터 올 초 7세대 포드 머스탱, 에비에이터 부분변경, 브롱코 트림 추가 등에 이어 익스플로러까지 모델 체인지를 거치면서 내년부터는 판매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포드의 잇따른 판매부진 등으로 올 초 불거진 '한국 시장 철수'와 관련한 의문도 이번 익스플로러 출시 이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차 가격 책정의 경우 미국 본사와 한국 법인 간의 줄다리기를 통해 얻어지는 만큼, 이번 익스플로러의 가격 승부수를 위해 포드코리아의 절치부심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제프리 사장은 "한국 철수설 루머에 대한 것은 오늘 익스플로러를 통해 답을 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투자를 많이하고, 힘들게 런칭을 하고 있는데 넥스트 스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올 초 7세대 머스탱을 출시했고, 이후 경영 부분에서도 많은 비즈니스 변화를 꾀하며 힘써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식 출시 전부터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년 흥행을 예고하고 있지만, 포드코리아의 물량 확보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계약된 물량이 취소되는 등의 문제를 겪어온 데다, 익스플로러의 경우 경쟁 모델이 많은 만큼 빠른 고객 인도가 이뤄질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프리 사장은 "초도 물량의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는 것은 어렵지만, 고객의 구매로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