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을 멈춘 사나이’ 디디에 드로그바가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이하 ‘2025 아이콘매치’)’은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한국에서 이색적인 경기를 펼치는 초대형 축구 행사로, 9월 13일(토)과 14일(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다.
13일에는 출전 선수들이 1vs1 끝장 대결, 터치 챌린지, 파워도르(슈팅 대결), 커브 슈팅 챌린지 등 미니 게임을 진행하는 ‘이벤트 매치’가 열리며, 14일에는 ‘FC 스피어(공격수 팀)’와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 팀)’가 맞붙는 콘셉트로 11:11 ‘메인 매치’가 개최된다.
토요일 이벤트 매치를 앞두고 양 팀의 주장 리오 퍼디난드, 디디에 드로그바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드로그바는 1978년생 코트디부아르 국적의 전 축구선수다. 주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첼시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구단 역사상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및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 본인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2회 차지했던 경력이 있다.
특히, 축구 팬이 아니라고 해도 ‘전쟁을 멈춘 사나이’로 유명하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당시 코트디부아르는 둘로 쪼개져 내전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때 코트디부아르 방송에서 대표팀 인터뷰를 하던 도중 드로그바가 내전을 그만두자고 연설을 하면서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서로를 용서하고 무기를 내려놓자”고 말했다.
이후 내전의 주체였던 두 집단 간에는 화해의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2007년 3월 양 집단이 부르키나파소의 수도인 와가두구에서 평화 조약에 서명하면서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은 종식하였다. 이걸 드로그바 혼자의 힘으로 나온 결과라 보긴 힘들다. 그러나 국제적 관심을 유도하고 전쟁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봐 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인정받고 있다.

드로그바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이콘 매치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먼저 “작년에 실드 유나이티드에 패배했다. 그들이 더 조직적이고 안정적인 전략을 보여줬다. 사실 이거는 선수 경험상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한 티들이 훨씬 더 조직력을 갖추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우리가 패배했지만, 엄청난 반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야야 투레와 클라렌스 세도르프가 실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두 선수를 과연 수비수로 볼 수 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며 “작년에 실드 유나이티드에 행운이 따랐지만, 올해는 복수를 하고 싶다. 자신도 있다. 올해는 특히 새로 선임된 감독이 더 안정적이고 전략적으로 팀을 이끌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로그바는 “작년에 에당 아자르가 우리에게 자신감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패스로 공을 몰아줬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 부분이 상당히 불만이었다”며 “올해는 더 분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스피어 팀 동료였던 아자르를 언급했다.
또 이번에 스피어 팀을 지휘하는 아르센 벵거를 언급했다. 벵거는 과거 드로그바의 친정팀 첼시의 라이벌 아스널을 이끈 전설적인 감독이다. 항상 벵거와 적으로 격돌했던 드로그바는 이번에 벵거를 감독으로 만나 지휘를 받게 됐다.

드로그바는 “현역 시절 그(벵거)와 나는 라이벌이긴 했지만, 우리는 모두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축구 구성원인 만큼 훌륭한 벵거 감독 그리고 쉴드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라파엘 베니테스를 다시 만나 기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 합류한 선수가 많다. 한 명만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기대되는 레전드 선수다. 개인적으로도 기대감이 크지만,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국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드로그바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을 수 있어 기쁘다. 여기 기자회견장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에서 다양한 팬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리버풀, 맨유 말고도 다양한 팀의 유니폼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이 진정한 축구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문화도 많이 알게 됐다. 당장 어제 저녁 식사 중에도 많은 팬이 반겨줬다. 이 나라에 너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기회만 있다면 다시 오고 싶은 나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