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쉬는 밀레니얼

2025-07-21

요즘 미국 소셜미디어에서 ‘밀레니얼의 포즈(pause, 잠시 멈춤)’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셀카로 동영상을 찍을 때 화면이 시작되고 나서 약 1초 정도 후에 말을 시작하는 버릇이 있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이 말을 만들어 낸 건 밀레니얼이나 그 윗세대가 아니라 Z세대이다. X세대 이상은 설명을 듣고도 구분하기 힘들어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촬영 버튼을 누른 후 한 박자 쉬었다가 말을 시작하는 습관은 그들이 어릴 때부터 사용하면서 자란 캠코더나 웹캠, 옛날 폰카메라가 촬영 버튼을 누른 후 실제 촬영이 시작될 때까지 1초 미만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튼을 누르고 바로 말을 시작하면 앞부분이 잘리게 된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기기는 더욱 발전했고, 영상을 온라인에 저장하는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의 속도도 빨라져서 더 이상 지체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그럼 밀레니얼 세대는 왜 카메라 앞에서 여전히 한 박자 쉬었다 입을 여는 걸까? 인간의 습관은 기술의 발전만큼 빨리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어릴 때 사용하던 기술에 익숙해지면서 습관을 형성하는데, 이는 다른 세대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밀레니얼의 포즈는 빠른 기술에 익숙해 촬영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말을 시작하는 Z세대가 지적하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했던 습관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통화를 할 수 있는지 먼저 문자로 확인하지도 않고 다짜고짜 전화를 거는 나이 든 세대의 행동을 노크도 없이 문을 여는 행동만큼이나 불편하게 생각했지만, 휴대폰 없이 청소년기를 통과한 X세대 이상에겐 아무 때나 전화를 거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 든 세대도 새로운 에티켓에 적응해서 대부분 문자로 확인 후 전화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모두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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