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하고 감성적인 음색으로 애절한 발라드곡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발라드의 여왕’으로 불렸던 이수영. ‘I Believe’, ‘스치듯 안녕’, ‘라라라’, ‘휠릴리’ 등 수많은 노래로 대상을 3번이나 수상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그가 전 재산을 잃고 빚더미에 앉았던 사실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수영은 지난해 박수홍의 유튜브 채널 ‘야홍식당 박수홍’에 출연해 고단했던 과거사를 털어놨다. 그는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했었다”고 말문을 열며 매일매일이 사건의 연속이었다고 밝혔다.
이수영은 “제가 사기 당할 시점엔 개인정보만 있으면 뭐든 다 되는 세상이었다”면서 본인도 모르는 새에 사기꾼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출 및 투자를 했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로 인해 온갖 종류의 빚이 생겼고 전 재산을 날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사기꾼이 벌여놓은 일들이 하나하나 추가로 터지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0억원의 빚까지 떠안게 됐다.
이수영은 “당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서 도저히 누구를 만날 상황이 아니었다. 한데, 하늘에서 갑자기 ‘남편이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기독교인인 이수영은 힘들 때마다 교회를 찾았다고 한다. 그때 교회의 지인이 우연히 지금의 남편을 소개해 줬다. 평범한 회사원과 연예인의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은 인연을 만난 듯 잘 통했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수영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렵게 관계를 이어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남편의 프러포즈에 거절의 의사를 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중에 있는 돈이 0도 아닌 마이너스였으니 제아무리 사랑이 크다 한들 결혼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수영은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고 빚을 공개하며 도망갈 기회를 줬다고 한다.
한데, 남편은 그의 빚 이야기를 듣고는 진짜로 ‘도망’을 갔다고. 이수영은 연락이 두절된 남편을 보며 자신의 삶에 또다시 회의와 원망을 느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상황도, 금액도 아니었기에 이대로 못 견디고 떠난다 해도 잡을 자신이 없었다. 당연한 일이라고 체념하고 있을 무렵, 잠수를 탔던 남편에게서 5일 만에 연락이 왔다. 남편은 “지금 당신이 그런 상태더라도 다 감당하고 같이 가겠다, 버팀목이 돼주겠다”며 그녀의 곁을 지켰다.
결국 깊은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빚을 갚아 나갔다. 이 일을 겪은 후 이수영은 남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고 한다. 이수영은 “남편은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 살면서 지금까지 내가 도울 일이 딱히 없었다. 하지만 만약 남편에게 어려운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내가 도와야지, 옆에 있어줘야지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정말 고마운 천사 같은 사람이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지금 남편을 너무나 사랑하고 결혼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수영은 사기를 당한 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사실도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우울, 공황, 불면, 강박 등이 생겨서 병원을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현재는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다행히 안정을 찾았으며 빚도 모두 청산한 상태라고 알렸다.
이수영의 이야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사람 조심, 사기 조심”, “남편이 5일 고민한 거 이해된다. 나라도 도망갔을 듯”, “사람 잘 만나야 한다. 인생은 사람 때문에 달라진다. 결국 수영 씨도 좋은 사람 만나서 인생이 바뀌었네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의 글을 남겼다.
한편 이수영은 32살의 나이에 10세 연상의 회사원과 결혼해 슬하에 외동아들을 두고 있다. 2022년 열 번째 정규앨범 ‘STORY’를 발표해 타이틀곡 ‘천왕성’으로 활발히 활동했으나, 이후 CBS 라디오 음악 FM ‘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진행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종종 얼굴을 비추는 것 말고는 별다른 활약은 하지 않고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