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입 시위대, 언론사 취재진도 무차별 폭행·협박

2025-01-19

연합뉴스·KBS·MBC·MBN 등 다수 피해…불법행위 법적조치 방침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취재기자들에게도 폭행과 협박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외에도 KBS와 MBC, MBN 취재진 등이 서부지법 난동 사건을 취재하던 중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폭행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사진 기자인 A 기자는 이날 새벽 3시께 서부지법 후문에서 현장을 촬영하던 중 카메라를 뺏으려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욕설하고 폭행을 가하는 상황에 처했다.

목에 걸고 있던 사원증을 강제로 뜯긴 A 기자는 상황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인근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촬영을 이어갔으나 지지자 8명가량이 따라왔다.

이들은 A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옥상 밖으로 던지려 하는가 하면 메모리카드를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A 기자는 상황이 다소 잠잠해진 뒤에야 메모리카드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비슷한 시각 서부지법 후문 인근에서 취재하던 연합뉴스 사회부 B 기자도 흥분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였다.

휴대전화 단체대화방 내용을 엿보고 기자임을 확인한 이들은 B 기자 멱살을 잡아 길모퉁이로 끌고 간 뒤 휴대전화 초기화를 요구했다.

B 기자가 사진첩을 모두 지우겠다고 했으나 지지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며 휴대전화 초기화를 강제하고, B 기자의 명함까지 가져갔다. B 기자는 "명함을 안 주면 안 될 것 같은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사회부 C 기자 역시 정오께 서부지법 인근에서 취재 중 자신을 따라온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에게 폭언과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

C 기자가 "여러분이 집회의 자유를 주장하려면 기자들의 취재의 자유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자 10명 남짓의 지지자들이 C 기자를 둘러싸고 "이 XX가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 한다"며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일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휘둘러 위협하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집단 폭행을 행사했다.

이 밖에도 KBS 영상취재기자와 오디오 기사가 공격당해 고가의 영상송출 장비가 파손되고 MBN 영상취재기자와 오디오 기사도 폭행과 함께 메모리카드를 강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영상취재기자와 오디오 기사 역시 집단 구타를 당했고 메모리카드 등 장비를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소속 기자들에게 이 같은 폭력을 행사한 성명 불상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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