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가 30만원 넘었다…지주사株 들썩인 이유는

‘만년 저평가주’로 불리던 지주사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자사주 제도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전날까지 두산 주가는 34.16% 상승했다.

이날 두산은 장중 30만45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신고가를 경신한 뒤 하락 전환했다.

최근 한달간 SK(6.33%), LS(9.86%) 등 다른 지주사 기업 주가도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31일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주사들이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 금지, 자사주 취득·처분 관련 공시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간 한국에서는 자사주가 주주환원이 아닌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자사주는 통상 의결권·배당권·신주인수권 등 거의 모든 주주권이 제한되지만, 인적분할의 경우 자사주에도 신주가 부여돼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의 감시 및 견제 기능이 강화되면서 자사주의 일정 부분 소각 등 주주환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여기에 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 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도입되면 지주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법 개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이사회에서 지배구조가 보다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주사 중 두산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BNK투자증권은 두산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35만원으로, iM증권은 기존 26만5000원에서 35만원으로 각각 올려 잡았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도입된다면 대리인 비용 구도를 지배주주 대 소액주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곧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