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히터’ 이재현의 변신 또는 성장···새 이름은 ‘스프레이 Lee’

2025-04-06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팀 타격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현재 팀 OPS(0.812)로 LG(0.86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한 단계 도약한 타자들 대부분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막 이후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타자는 대형 유격수 자원인 이재현이다. 이재현은 5일 현재 타율 0.316에 3홈런 10타점 OPS 1.112를 기록중인데 드러난 수치보다는 안타 생산 내용이 돋보였다.

이재현은 입단 2년차 시즌이던 지난해까지 전형적인 풀히터(pull hitter)로 통했다. 투수의 구속, 구종 또는 공략 코스에 크게 개의치 않고 강하게 당겨치는 타법으로 대응하는 편이었다. 좌측 방향으로 안타 57개와 중앙 방향 안타 36개를 때리면서 우측 방향 안타는 8개 뿐이었다. 더구나 좌측 방향 타구의 타율이 0.393으로 좋았던 것과 달리 우측 방향 타구의 타율은 0.127에 불과했다. 우측 방향으로 보내는 타구 질이나 속도가 그만큼 떨어지면서 빚어진 결과였다.

이재현은 올해도 폭발적인 스윙으로 좌측 방향으로 매서운 타구를 날려 보내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올해는 우측 방향 타구에도 강한 힘을 실어 보내고 있다. 우측 방향으로도 질 좋은 타구를 때리는 타법을 터득한 결과로 보인다.

이재현은 5일 현재 좌측(7개), 중앙(3개), 우측(2개)으로 안타를 때리면서 여전히 좌측 방향 안타 비율이 높지만 좌측 방향 타율(0.438)과 중앙 타율(0.429), 우측 타율(0.500) 편차가 사라졌다.

우측으로 큰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대구 NC전에서 2회 좌완 최성영의 몸쪽 패스트볼을 받아쳐 비거리 110m짜리 우월 홈런으로 연결하더니 지난 5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6회 우완 김종수의 146㎞짜리 몸쪽 패스트볼을 짧은 스윙으로 대응하고도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과 이진영 타격코치 그리고 해설위원 출신의 ‘타격 이론가’인 이종열 삼성 단장 등의 내부 평가를 종합하면 이재현은 새 타법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재현의 스윙폭은 여전히 큰 편이다. 그러나 테이크백이 컸던 이전 스윙 궤도와 달리 테이크백 폭을 줄인 만큼 팔로스로를 늘렸다. 현장 전문가들은 보통 이런 스윙 변화를 “뒤가 작아지고 앞이 커졌다”고 표현한다. 5일 경기에서도 새 스윙 궤도 덕분에 몸쪽 빠른 공을 간결하게 받아치고도 큰 타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상적인 ‘인아웃 스윙’이 실현된 결과였다.

이재현은 올시즌 기점으로 그라운드 모든 방향으로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로 성장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타순 어디에서도 역할 범위를 늘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재현은 유격수로서도 선명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레전드급 유격수’로 한 시대를 누빈 박진만 감독도 “타구 속도와 방향, 또 타자주자의 주력에 따라 강약 조절을 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칭찬했다. 여러 각도에서 본인 가치를 끌어올리는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2025시즌 삼성이 만난 ‘복’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