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쌍둥이 예비 아빠가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가운데, 가해자 가족이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호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10월 7일 밤 8시쯤께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했다. 이날 친구들을 만나고 귀가하던 이종희(36)씨는 인도로 돌진한 흰색 SUV 차량에 치였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가해 운전자는 50대 남성으로, 가족 모임 뒤 술을 마신 채 차량을 몰아 인도 위를 700~800m가량 질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운전자는 경찰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으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근 열린 첫 공판에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죄송하다”는 짧은 말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가해자 측은 “부양할 가족이 있다”고 호소했고, 가해자 변호인은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 시간을 좀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됐다. 방송에서 양원보 기자는 가해자의 음주 상태와 운전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볼라드(차단봉)가 있었어도 밀고 갔을 인간 같다”,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다음날 가해자 측은 방송사 민원실에 여러 차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앵커가 ‘이 인간’이라고 표현한 것이 너무 공격적이며 “가해자 혐오를 유발한다”는 것이었다. 또 “법정에서 ‘죄송하다’고 했을 뿐인데 더 무슨 말을 하느냐”, “(우리도)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양 기자는 결국 지난 12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유족에게 과하게 감정이입한 나머지 가해자 가족이 느끼는 상실감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