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이우환

2025-09-05

이우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역 최고 작가다. 미니멀리즘의 동양적 해석과 여백의 미학으로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50년대 일본으로 건너가 철판 위에 바위를 얹은 선(禪)적인 작품들로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모노하’ 운동을 주도했고, 종이에 점 하나 찍고 선 하나 그은 그림으로 70년대 한국 단색화 태동을 이끌었다.

지금도 핫하다. 3일 개막한 프리즈 서울에서도 첫날 60만 유로(한화 약 9억7500만원)에 판매됐다. 핫한 만큼 위작 논란도 있었다. 2016년 그의 작품으로 알려진 그림 13점이 위작 판정을 받았으나 본인이 진품이라고 주장해 미술계가 혼란에 빠졌었다.

이번엔 정치판에서 진품명품 쇼가 한창이다. 김건희 특검이 김 여사 사돈집에서 발견한 이우환 작품의 구매자를 김상민 전 검사로 특정하면서다. 김 여사가 지난 총선 때 공천을 받도록 애썼다는 그 인물이다. 김 여사는 “이 화백 그림은 위작이 많아 나라면 사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특검은 진품이라는 입장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물질 너머를 향해 있는 그림에 쏟아진 의혹과 논란이 아이러니하다. 비움의 철학을 구현했지만 욕망의 결정체가 되어버린 그림의 여정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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