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서마다 분산된 정보기술(IT) 업무 혁신은 병원 스스로 하기 어렵습니다. 병원은 임상 경험으로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오랜 노하우를 보유한 IT 파트너가 개발해야 합니다. 구현한 시스템을 의료진이 다시 검증하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더존비즈온과 서울대병원이 인공지능(AI)과 의료 전문성을 바탕으로 병원 디지털 혁신 사례를 창출했다. 진료, 연구, 행정 등 병원 정보 활용 방식을 지능화하며 의료 현장의 AI 전환(AX)을 선도한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와 정창욱 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AI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AI 에이전트 기반, 병원 가치사슬의 지능화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더존과 서울대병원은 최근 통합의료 AI 에이전트 '원 AI 큐브'를 공동 개발했다.
정 실장은 이번 AI 에이전트 개발 배경으로 병원 업무마다 분산된 환자 데이터를 들었다. 그동안 진료과, 약제부, 원무과 등 업무마다 정보가 분절돼 병원 현장의 발목을 잡았다.
예를 들어 의료진이 실수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약제를 처방, 뒤늦게 원무과에서 이 사실을 파악해 의료진에게 수정을 요청하는 경우다. 서로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퇴원 절차가 지연되며 불편은 환자 몫이 됐다.
정 실장은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 등 행정 업무를 돕기 위해 IT 시스템을 전폭적으로 도입됐지만, 정작 데이터는 시스템마다 흩어졌다”면서 “통합적인 관점에서 의사결정은 오히려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산재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AI로 분석하는 플랫폼을 고안했다. 5년 전부터 의료 IT 분야에 진출한 더존과 손을 잡았다.
더존은 AI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챗봇이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질문에 응답한다면, AI 에이전트는 새로운 문제에 대해 학습하면서 해결책을 도출한다. 더존은 병원 EMR 시스템과 외부 공공기관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AI 에이전트에 연결했다. 원 AI 큐브가 환자 진료 기록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가이드라인을 동시 판단해 약제 처방 우선 순위, 부작용 여부 등을 제시한다.
진료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전사적자원관리(ERP), 내부 소통 업무 등을 원 AI 큐브에 결합해 병원 업무 전반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의료진이 원 AI 큐브에 “입원 환자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환절기 건강관리 안내 문자메시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마케팅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원 AI 큐브 완성도를 향상했다.
더존은 19일까지 국제 병원·헬스테크 박람회 'KHF 2025'에서 원 AI 큐브를 비롯한 병원 AX 솔루션을 전시·시연한다.
송 대표는 “데이터 단절 문제를 극복하고 AI를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질문 의도부터 맥락을 찾아가며 적합한 해결을 제시하기 위해 집중했다”면서 “AI가 익숙하지 않은 병원 관계자 누구나 AI 에이전트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사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