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벗은 이재용, 추석 해외경영 '종횡무진'

2025-10-04

사법 리스크 해소 후 글로벌 현장경영 박차

등기임원 복귀·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여부 주목

연이은 美출장 통해 테슬라·애플 대형계약…HBM4 공급도 순항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로 7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전면에 나섰다.

책임경영 강화, 그룹 경쟁력 회복,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등 과제를 안고 이 회장은 위기의 삼성호(號)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해외 사업장을 직접 점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추석에는 폴란드 매장·공장을, 설 연휴에는 말레이시아 삼성SDI를 방문했다. 올해 설에는 재판 일정으로 국내에 머물렀지만, 7월 대법 무죄 판결 이후 해외 출장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을 찾아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과 함께 17일간 통상 협상 지원·현장 점검을 이어갔다.

출국 직전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성사시켰고, 애플의 차세대 칩 위탁 생산 소식도 전해졌다.

또 지난 1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초거대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 협력을 논의하며 AI 분야로 보폭을 넓혔다.

핵심 계열사들의 사업 정상화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HBM4 양산 준비를 마치고, 엔비디아와의 테스트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는 반도체 수익성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바이오 사업도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지난 6월 이 회장이 방문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최초 매출 4조원 돌파 성과를 냈다.

2022년 발표된 450조 신성장 투자계획의 핵심 축으로 바이오는 여전히 이 회장의 전략 사업이다.

반도체·스마트폰·TV 사업 모두 글로벌 경쟁 격화와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 회장의 책임경영 복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2019년 등기임원직 임기 만료 후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대법 무죄 이후 경영 일선 복귀를 위한 등기임원 재선임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죽기를 각오한 공격적 경영이 필요하다”며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공개 촉구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과 최고경영자 책임 강화를 지배구조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삼성 안팎에서는 연이은 상법 개정과 기업 지배구조 규제로 결정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등기임원 복귀 및 컨트롤타워 부활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보다는 지금은 실적 회복과 미래 먹거리 확보가 우선순위”라며 “이 회장이 글로벌 현장에서 직접 성과를 창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박선식기자

sspark@jeonmae.co.kr

저작권자 © 전국매일신문 - 전국의 생생한 뉴스를 ‘한눈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