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로 고려인 후손 7000여명이 모여 사는 광주시 광산구 고려인마을 거리 곳곳에 중앙아시아 특색을 담은 예술작품들이 설치됐다. 다양한 볼거리로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동시에 고려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광산구 등에 따르면 고려인마을 내에 있는 다모아어린이공원(홍범도 공원)에는 중앙아시아풍의 철골 아치 조형물인 ‘고려사람’이 설치됐다. 고려사람은 러시아 등 구소련 국가에 거주하며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민족을 뜻한다.
공원 인근에는 연해주 독립문을 재구현한 ‘삼일독립운동기념문’도 설치됐다. 이 기념문’은 1923년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한인들이 세운 3·1독립운동기념문을 재현한 것이다.
이 밖에도 고려인문화관 외벽에는 스탈린의 명령으로 고려인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하는데 이용됐던 강제이주열차 조형물이 설치됐다. 모형은 막 터널을 빠져나오는 기차의 모습으로 현재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고려인의 운명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골목 곳곳에는 고려인 유목민을 그린 작품 등 60여점이 설치됐다.
이 작품들은 고려인마을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됐다. 광산구는 고려인마을이 가진 역사·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주민공청회 등으로 의견을 모았다.
광산구는 공공미술 작품들의 이야기를 활용해 마을 해설을 더욱 풍성하게 할 방침이다. 해당 작품들의 사진과 해설은 2월 중 고려인마을 블로그 등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됐던 고려인 후손 7000여명이 모여 사는 국내의 대표적인 고려인 동포 거주지다. 현재 이곳에는 문빅토르미술관과 김블라디미르문학관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과 빵집 등 100여개의 가게가 밀집해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그동안 광산구는 월곡고려인문화관을 중심으로 역사 탐방을 중점적으로 소개해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고려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이 작품들이 고려인의 잊힌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고, 후세대들의 마음에 국가의 소중함을 심어주는 역사의 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