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ICJ 창설 이후 첫 한국인 재판관 후보
2026년 말 유엔총회, 안보리에서 동시 투표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백진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의 법정'으로 불리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선거에 입후보했다고 6일 외교부가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J는 1945년 유엔 헌장에 근거해 설립된 상설 국제법원으로, 국가 간 법적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고 유엔 총회·안보리 및 국제기구의 법적 질의에 권고적 의견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의해 선출된 각기 다른 국적의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된다.

백 교수는 2026년 말 유엔총회와 안보리가 동시에 진행하는 투표에서 절대 과반을 얻으면 최종 당선된다. 재판관 임기는 9년이며, 3년마다 5명의 재판관을 교체한다. 한국은 ICJ 창설 이래 한 번도 재판관 선거에 후보자를 낸 적이 없다.
백 교수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거쳐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및 8대 소장, 아시아국제법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국제법학술원(IDI)의 유일한 한국인 종신회원으로 있으며,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사건 재판장을 맡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법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기여를 하기 위해 언젠가 ICJ 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왔다"면서 "백 교수는 풍부한 국제재판 경험과 학문적 배경을 보유한 국제법 전문가로서 ICJ 재판관으로서 최적의 후보자"라고 말했다.
재판관의 국가별 할당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재판관 국적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및 기타 등으로 배분한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싱가포르·프랑스·영국·나이지리아·시에라리온·케냐·잠비아 등 8개국에서 후보를 냈다. 외교부는 향후 2년 동안 진행될 공개 캠페인에서 백 교수를 다각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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