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 유통군HQ는 최근 개최한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해외사업을 강조하면서 향후 전망과 목표를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는 싱가포르에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설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10일 업계 관계자는 “유통군HQ는 롯데그룹 VCM에서 해외사업에 대한 전략과 향후 목표 등을 강조하면서 지속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며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iHQ를 중심으로 해외 법인을 편입시키고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9일 ‘2025년 상반기 롯데 VCM’을 개최했고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VCM에서는 그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점검했다.
해당 자리에서 신 회장은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CEO에게 과거 그룹의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 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른 방안이 이번 VCM에서 주요하게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중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 등이 포함된 유통군HQ는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 해외사업에 중점을 두고 전략과 방향을 소개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유통군HQ를 이끄는 김 총괄대표는 ‘CEO IR 데이’를 개최하고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iHQ 조직을 구성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iHQ를 중심으로 2030년 해외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설 iHQ는 기존 싱가포르 홀딩스(LOTTE SHOPPING HOLDINGS)와 달리 투자 전문회사 역할을 적극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현지 법인의 배당금은 재투자를 하는 구조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으로서는 싱가포르에 iHQ를 신설한 후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사업부 등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동남아 해외법인을 iHQ에 편입시키고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는 지분구조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한 자금조달이 올해 주요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법인을 iHQ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자금 수요가 발생한다. 유통군HQ는 동남아 사업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서 외부 투자유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투자유치를 통해 지배구조가 개편되고 나면 해외 현지의 백화점과 마트 등 시너지를 창출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투자를 위한 실탄이 iHQ에 재충전되는 구조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로 iHQ는 향후 상장(IPO)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괄대표로서는 신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해외사업 확장으로 구현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외에도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하는 e그로서리는 마트사업부에 조직을 통합시키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VCM에서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며 “그룹이 가진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효율해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자고 역설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