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고강도 쇄신…대혁신 전환점 삼자"

2025-01-0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5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현재 그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룹이 가진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자고 역설한 것이다. 다만 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각종 자구 방안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위기 해소 시점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이날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 및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실장급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사업의 경쟁력 저하”라고 단호하게 지적했다. 또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 강조하면서 CEO들에게 과거 그룹의 성장을 이끈 유산(헤리티지)이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올해의 경영 방침으로 △도전적인 목표 수립 △사업구조 혁신 △글로벌 전략 수립 등을 제시했다. 먼저 관성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구조와 업무 방식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또 “국내 경제, 인구 전망을 고려했을 때 향후 그룹의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신규 글로벌 사업 모색도 당부했다. 이어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의에서는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자구안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은 지난해 말 본입찰을 실시했으나 점포 위치가 지구단위계획으로는 주거시설이 아닌 상업시설만 들어설 수 있어 의미 있는 입찰자가 1~2곳에 불과했다. 입찰자들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때까지 롯데백화점이 계속 임차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롯데백화점은 철수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일산점 역시 재개발을 원하는 인수의향자와 롯데 측의 명도조건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캡스톤자산운용이 펀드로 보유했던 롯데백화점·마트 부산 동래점 등 5개 점포는 일부 점포만 인수의향자가 붙어 통매각이 어려워지면서 리파이낸싱을 통해 매각 시점을 뒤로 미뤘다. 그 밖에 호텔롯데의 지방 호텔 매각은 호텔업계 전반적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인수의향자들이 롯데의 서울 소재 호텔에만 관심을 보이면서 진행이 사실상 멈춘 상태다. 다만 호텔롯데는 롯데렌탈 지분 56.2%를 업계 예상보다 높은 1조 6000억 원에 매각하기 위해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한숨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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