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맞이한 건설업계의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 고금리가 만든 삼중고 속에서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3400곳의 건설사가 폐업했고, 30곳은 부도로 문을 닫았다. 중소건설사들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조차도 위기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기 지연과 분쟁은 일상이 됐고, 현장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외침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런 절망 속에서도 건설업계는 차분히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새해를 맞아 내놓은 방향성은 묵직하고 단단하다. 경영 효율화, 체질 개선, 안전 문화의 정착, 그리고 혁신 기술 도입.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건설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체질 개선이다. 내실을 다지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관행과 고질적인 비효율을 냉철히 돌아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리더가 솔선수범해 조직의 분위기를 이끌고, 내부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해 실행 가능한 대안을 찾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초점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조직의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을 갖추겠다는 데 있다.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운 것도 이런 노력의 연장선이다. 현장의 안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변화는 건설사가 단순히 공사를 수행하는 주체를 넘어, 신뢰받는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정부도 건설업계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있다. 건설협회와 정부가 함께 마련한 ‘건설산업 활력 제고 방안’은 적정 공사비 확보와 민간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PF 대출 보증 확대 등 건설사의 숨통을 틔울 조치를 담고 있다.
정부의 정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업계는 알고 있다. 이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하루아침에 결실을 맺지는 못하겠지만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묵묵히 걷는 것이 다음 과제일 뿐이다.
건설업계는 지금 고통스러운 길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이 길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다.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냉철한 분석과 꾸준한 실행 속에서만 피어난다.
건설업계는 올해 초 거창한 도약을 외치지 않는다. 대신 현실을 마주하며, 작지만 단단한 변화를 시작했다. 안전과 신뢰, 혁신이라는 키워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실한 선택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길의 끝에는 빛이 보일 것이다.